9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김 의원이 올해 총선에서 민주당에게 '험지 중 험지'로 꼽히는 수성갑 지역구를 주 의원과 맞서 지킬 수 있다면 민주당 내에서 다음 대선주자로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은 2016년 제20대 총선 수성갑에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꺾고 대구경북 지역에 처음 민주당 깃발을 꽂으며 다음 대선주자로 정치적 입지를 넓혀 온 만큼 민주당 내 어느 대선주자들보다도 올해 총선에서 지역구를 사수하는 일이 중요하다.
김 의원은 2000년 제16대 총선 당시 경기도 군포시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해 연이어 3번 당선되며 군포시에 지역기반을 다졌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대구 수성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이한구 새누리당 후보와 맞붙어 40.4%를 득표하며 낙선했고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당선되지 못했다.
그러나 20대 총선에서 화려하게 국회에 다시 입성했고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을 맡는 등 정치적 입지를 넓히며 민주당 다음 대선주자로 꼽혀 왔다.
20대 총선에서 수성갑은 통합당으로서는 무소속이 아닌 민주당 후보에게 유일하게 뺏긴 대구·경북 선거구였다. 대구 북구을의 홍의락 의원은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민주당에 입당했다.
통합당에서도 수성갑의 이런 정치적 의미를 고려해 주 의원을 공천했다.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은 6일 대구경북 공천결과 발표하며 대구 수성갑에 주 의원을 전략공천한 결정을 놓고 "(대구 수성갑이) 반드시 탈환해야 할 지역이라고 바라봤기 때문"이라며 "정치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을에 당선된 뒤 같은 지역구에서 연이어 당선된 4선의원이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는 공천에서 배제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이인선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당선되는 등 대구 지역의 대표적 중진의원으로 꼽힌다.
애초부터 김 의원은 수성갑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들에게 지지율에서 뒤쳐지는 것으로 조사되며 지역구를 지키기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주 의원과 맞붙게 되며 더 어려운 선거를 치루게 된 셈이다.
알앤써치가 2월12일 대구 수성갑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제21대 총선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김 의원과의 양자 지지율 가상대결에서 이진훈(55.1%), 정상환(53.9%), 정순천(47.8%), 김현익(42.8%), 조정(40.4%) 등 미래통합당 예비후보 모두가 김 의원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주 의원 전략공천이 보수진영 분열을 불러와 김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김 의원과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던 이진훈 전 대구구청장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형오 공천관리위원회의 수성 갑, 을 공천은 지역구 바꿔치기와 누더기 짜집기 공천으로 그 결과 수성구민들로부터 크게 공분을 사고 있다”며 “저의 정당한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음을 밝혀둔다”고 말했다.
대구를 대표하는 4선 의원들 사이의 대결에서 김 의원이 수성에 성공하면 대구경북 지역내 정치적 입지를 크게 높이며 대선주자 지지도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리얼미터의 다음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 의원의 다음 대선주자 선호도는 1.8%로 12명 가운데 원희룡 제주지사를 제외하고 가장 낮게 나타났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2~6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2541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1.9%포인트다.
알앤써치 여론조사는 브레이크뉴스 의뢰로 대구 수성갑 18세 이상 유권자 526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응답률은 7%,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3%포인트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