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 6곳의 8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7월보다 6조 원 이상 늘어났다.
2일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27조9801억 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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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대출을 받으려는 소비자들이 지난 8월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본부점 창구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
이는 7월(321조5709억 원)보다 6조4292억 원 늘어난 규모다. 시중은행 6곳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8월에 기록된 잔액 증가폭 가운데 가장 크다.
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로 대출이 급증했던 지난해 8월(4조6052억 원)보다도 39.6% 늘어났다.
시중은행들은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주택매매가격이 크게 올라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KB국민은행의 ‘8월 전국 주택시장동향 조사’에 따르면 8월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7월보다 0.55% 올랐다.
이는 2003년 8월 기록했던 1.19%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8월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도 지난해 말보다 3.3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 2.43%보다 40% 이상 오른 수치다.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관리 대책이 실행되는 2016년 전에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주택담보대출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도 실적을 올리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에 적극 나선 것도 영향을 끼쳤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가을에는 비수기인 여름보다 주택거래량이 보통 늘어난다”며 “주택담보대출잔액은 주택 거래량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담보대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 위원은 “정부가 2016년에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시행하기 전까지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량의 증가폭은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위원회는 2016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실행하기 전까지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부채 증가폭을 면밀하게 점검하기로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6~8월 동안 주택담보대출이 평균 6조 원 증가했지만 가계부채 급증을 불러왔거나 총량에 큰 변화를 준 정도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임 위원장은 “가계부채 상시점검반이 현재 계속 주택담보대출 잔액 등 가계부채에 관련된 지표를 챙기고 있다”며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통계청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통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정책자료로 쓰겠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