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김 후보는 금융위원장으로 일할 때 한진그룹과 재무개선약정 체결기준을 놓고 시각차를 보이기도 했다.
2011년 당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한진그룹의 주력인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부채비율 등이 높아 약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봤지만 한진그룹은 항공기와 선박 도입에 따른 차입금 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항공업 특성을 감안해달라고 요구했다.
각자 놓인 상황이 달랐던 만큼 생길 수밖에 없었던 시각차이지만 그래도 한때 한진그룹 부채비율을 놓고 대립했던 쪽인 김 후보를 조원태 회장이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은 한진칼이 추진하고 있는 재무구조 개선작업의 의지를 대외에 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한진칼이 사내이사후보로 추천한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한진그룹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맡길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김 후보는 전문성과 노련함을 동시에 보태주는 든든한 좌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한진칼이 추진하는 비주력사업 매각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더욱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연합(주주연합)이 한진그룹의 높은 부채비율을 문제삼아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을 ‘주무기’로 삼고 있지만 한진그룹 채권단의 눈높이에서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추진한다면 일반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
아울러 한진그룹은 물론 오너일가와 별다른 인연이 없으면서도 ‘중량감’이 큰 김 후보가 한진칼의 첫 외부인사 이사회 의장에 오른다면 한진그룹의 이사회 독립성을 향한 비판의 여지도 크게 낮출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연합이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등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에 공을 들였다는 평가를 받는 것과 달리 한진칼은 사외이사후보에 오히려 더 많은 신경을 썼다는 말이 나온다”며 “만약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연임에 실패하더라도 김 후보를 중심으로 이사회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