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0-03-04 16: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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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식 무소속 의원이 유기홍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울 관악갑에서 다섯 번째 맞붙게 됐다.
이번 총선에서 관악갑 선거는 사실상 두 후보의 맞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 김성식 무소속 의원(왼쪽)과 유기홍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4일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관악갑 공천을 놓고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통합당 공관위는 관악갑 공천을 결정하지 않다가 3일 경기도 부천 소사, 성남 수정 등과 함께 추가 공모 지역구로 공고를 냈다.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관악갑에 출마해 20.1%를 득표했던 원영섭 미래통합당 조직부총장이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잡겠다며 부산 진구갑에 공천을 신청함에 따라 마땅한 후보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한 김 의원은 38.4%를 얻어 민주당 후보였던 유 전 의원(37.6%)를 간신히 이겼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김 의원에게 당선 뒤 입당을 권유하는 의미로 관악갑에 공천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19대 총선 때 한나라당의 쇄신을 주장하다 탈당한 김 의원을 위해 관악갑에 후보자를 공천하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
김 위원장은 2010년 당 쇄신을 전면에 내걸고 전당대회에 출마해 꼴지를 했던 김 의원을 두고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오늘의 자랑스러운 꼴찌가 언젠가는 오고야 말 변화된 한나라당의 주인될 것임을 말해주고 싶다”며 “행복한 꼴찌 김성식 의원, 전당대회 기간 내내 보여주었던 김 의원의 모습은 열정이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김 의원을 배려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19대 총선 때는 김 의원이 한나라당에서 활동을 하다 탈당한 직후였고 이번 총선은 김 의원이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을 거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으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3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거취를 놓고 “이런저런 양당에서 타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제 소신은 확고하다”며 “무소속 출마가 험난한 길이나 정치적 시대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과 유 전 의원은 대표적 총선 맞수로 꼽힌다.
관악갑에서만 네 차례 맞붙어 번갈아 승패를 나눴다. 17대와 19대 총선에서는 유 전 의원, 18대와 20대 총선에서는 김 의원이 이겼다.
김 의원과 유 전 의원 모두 1958년 태어나 서울대 77학번 동기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 유 전 의원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했다.
의정활동과 관련해 김 의원과 유 전 의원 모두 각종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정책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김 의원은 의원들 가운데 경제 분야의 대표적 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뒤 거취와 관련된 답변을 하면서 “여야 모두 경제통으로 인정해 주고 있어 여야 모두와 소통에 불편함이 없다”며 “3선으로 국회에 들어가면 정당의 경계를 넘어 여러 의원들의 의지를 모아 정치의 틀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2014년부터 당내에서 교육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교육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의원이다.
20대 총선에서 낙선했음에도 더불어민주당의 교육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