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성희 회장이 친정체제 구축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선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주로 외부인사를 영입해온 데다 김광수 회장의 선임에 김병원 전 회장이 크게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의 전문성을 고려한다면 이 회장이 김 회장의 연임에 손을 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NH농협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NH농협은행의 수장과 금융지주의 수장을 한꺼번에 바꾼다면 업무 안전성을 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임원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이사진도 김 회장에게 호의적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NH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 추천위원회는 정재영 비상임이사 이외에 박해식, 이기연, 이준행, 이진순 사외이사와 사내이사인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 등으로 이뤄져있다.
박해식, 이기연, 이준행 사외이사는 김 회장의 선임을 주도했던 인물들이다. 이대훈 은행장의 연임 때도 실적 개선을 이유로 찬성의견을 냈던 만큼 NH농협금융의 최대 실적을 이끈 김 회장의 성과를 높이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3월 말 사외이사 임기 만료를 앞뒀지만 연임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김 회장 취임 이후 선임된 이진순 사외이사도 산업은행 출신인데 한국개발연구원장, 조흥은행 사외이사 등을 역임한 금융 전문가인 만큼 김 회장의 연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으로 전망된다.
사내이사인 손 부문장은 2019년 말 사업전략부문장(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회장과 2년 동안 함께 했기 때문에 김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기관 수장의 하마평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등 대표적 ‘친정부 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점도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 회장은 2017년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보에 올랐다가 사퇴한 바 있고 금융감독원장 후보에도 늘 이름이 올랐다. 지난해에는 금융위원장 후보군으로도 꼽혔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과 정치권의 관계를 고려하면 이성희 회장이 김 회장의 1년 연임에 손을 들어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총선 결과에 따라 김 회장의 거취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