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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서울 시내면세점 3곳을 포함한 2차 면세점 입찰 대전의 막이 오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호텔롯데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어 기존 면세점 2곳의 특허권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 등 시내면세점 경쟁에서 탈락한 유통 대기업이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 등 변수가 많아 롯데면세점의 수성이 주목된다.
관세청은 9월25일 서울 3곳, 부산 1곳 등 시내면세점 4곳에 대한 특허 입찰접수를 마감한다. 이번 경쟁은 특허 만료를 앞둔 곳을 대상으로 한다.
특허가 만료되는 곳은 롯데면세점 본점 소공점(12월22일)과 월드타워점(12월31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11월16일), 신세계 부산 조선호텔면세점(12월15일) 등이다.
롯데면세점은 기존 사업장에 대한 특허권을 반드시 따내야 한다. 롯데면세점 본점과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매출이 2조6천 억 원으로 전체 매출(3조9500억 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이 이번 면세점 경쟁에서 절박한 이유는 또 있다. 롯데그룹에서 면세사업은 호텔롯데가 맡고 있다.
호텔롯데의 영업가치에서 핵심이 되는 사업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면세사업부는 매출의 86%, 매출총이익의 90.9%나 차지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호텔롯데가 기업공개를 할 경우 기업가치가 최대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이는 현재 롯데면세점이 기존의 사업장을 유지할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안에 호텔롯데를 기업공개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투명경영을 약속했다. 롯데면세점이 이번 경쟁에서 탈락하면 호텔롯데의 영업가치에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되고 이 경우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롯데면세점이 기존 사업권을 지키는 데 변수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막장 재벌드라마를 방불케 했던 경영권 분쟁 여파로 ‘반 롯데’ 여론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신동빈 회장을 올해 국정감사장 증인 출석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허 심사를 맡은 관세청은 객관적 잣대로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지만 면세사업이 특혜사업이라는 인식이 높아 정치권과 여론의 눈치도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유통대기업의 면세사업 재도전도 롯데면세점의 수성에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최대 경쟁자는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부산 해운대에 있는 신세계면세점 수성과 함께 이번 기회에 서울 시내 입성을 노리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앞서 펼쳐진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사업자 경쟁에서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을 통째로 내놓겠다는 승부수를 띄우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신세계본점은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지근거리에 있다.
신세계그룹이 부산 시내면세점을 따내고 현재 롯데면세점이 차지하고 있는 2곳 가운데 단 한 곳이라도 차지할 경우 면세업계 판도는 기존 롯데와 신라면세점의 양강 구도에서 신세계그룹이 가세하는 3강구도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업계는 참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앞서 시내면세점 경쟁에서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입지로 내세웠다.
최근 코엑스 일대가 관광특구로서 성장 잠재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현대백화점그룹이 입찰경쟁에 나설 경우 만만치 않은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면세사업에 대해 특혜와 독과점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점도 롯데면세점으로서 고민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9월 말 공고되는 ‘서울ㆍ부산지역 시내면세점 사업자 모집 공고’를 앞두고 면세점 사업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서를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실련은 이 의견서에서 특허수수료 방식이 아닌 가격경쟁방식(경매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면세사업에서 일부 재벌기업이 누리는 독점이윤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경실련은 또 독과점을 막기 위해 관세법에 독과점 방지조항을 필수적으로 넣어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도 면세사업에서 독과점을 막기 위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면세점 사업자의 독과점 방지를 위해 관세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