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대형 유통업체에서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들과 잇따라 협력을 맺으며 빅데이터 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내정자가 삼성카드의 새 성장동력 발굴을 과제로 안고 선임된 만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를 사업화하는 데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공산이 크다.
1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카드가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신사업을 통해 수익원 다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곧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정보법 개정안 등 '데이터3법'의 국회 통과로 기업들이 데이터를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며 카드회사들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카드회사는 다양한 가맹점에서 이뤄진 사용자의 결제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과 경영컨설팅 등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그동안 데이터 분야에서 이미 빅데이터 기반 신용평가와 같은 서비스를 상용화한 신한카드 등 경쟁사보다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요 카드사들이 빅데이터 전문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대규모 조직개편 등 변화를 추진했지만 삼성카드는 안정적 사업 운영을 비교적 더 중요시하는 기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김대환 대표가 삼성생명 부사장에서 삼성카드 대표로 이동하는 세대교체 인사가 이뤄지며 6년 만에 대표이사가 바뀐 삼성카드에 강도 높은 쇄신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카드는 김 대표의 취임 전부터 꾸준히 빅데이터 분야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내실을 다졌다.
삼성카드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기술은 고객 소비성향 통계를 활용한 카드상품 개발과 사업 운영비 및 마케팅비 효율화작업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런 기술을 빅데이터 기반 경영컨설팅이나 자산관리 등 신사업 진출에 활용한다면 삼성카드가 카드수수료 등 기존 수익원에 의존을 낮추는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삼성카드가 지난해부터 여러 산업 분야의 유통업체 및 서비스기업과 빅데이터 기술 강화를 위한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본격적 사업 진출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삼성카드와 빅데이터 분야에서 협업을 발표한 협력사는 제주항공과 BGF리테일, 커피체인점 이디야, 에너지기업 E1과 미용업체 준오뷰티 등 폭넓은 영역에 걸쳐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하반기에 '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 개발'을 주제로 신생기업이 아이디어를 제출해 실제로 사업화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모전도 열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가 유통회사 및 서비스회사와 제휴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경쟁력을 높이면 빅데이터산업 주력 사업자로 떠오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계열사도 빅데이터 전담 연구조직을 갖추고 있는 만큼 삼성생명 출신인 김 대표가 삼성카드와 빅데이터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협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높다.
김 대표는 과거 삼성그룹에서 금융계열사의 사업전략 수립과 시너지 추진을 주도했던 삼성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을 거치며 능력을 인정받은 경영자로 꼽힌다.
삼성카드가 시장 점유율 하락과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구원투수 역할로 대표에 오른 만큼 신사업을 중심으로 삼성카드의 체질 개선을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카드는 김 대표의 대표이사 내정을 전하며 "참신한 전략과 과감한 혁신으로 삼성카드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