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코로라19 사태를 계기로 변종 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응해 백신을 개발하는 플랫폼 기술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변종 바이러스 백신을 적시에 개발한다면 SK바이오사이언스를 글로벌 ‘백신 명가’로 자리잡게 한다는 안 대표의 목표도 앞당겨질 수 있다.
26일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최근 질병관리본부의 긴급 국책과제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면역항원 제작 및 평가기술 개발’ 공고에 지원을 마치고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케미칼의 백신사업부문을 분사해 세운 백신 개발회사다. SK케미칼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98.04%를 보유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번 국책과제 지원을 통해 변종 바이러스에 범용성을 지닌 백신 개발 플랫폼을 확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안 대표는 국책과제에 지원을 하면서 “백신회사로서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에 대처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감을 지니고 기술 확보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변종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백신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발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200종 이상의 변종이 존재하는 감기는 예방이 불가능해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한 뒤에야 백신 개발에 들어간다.
하지만 개발 중간에 바이러스 확산이 진정될 수도 있고 새로운 변종이 등장하면 개발하던 백신은 쓸모가 없어진다.
안 대표의 계획대로 백신 개발 플랫폼을 확보하면 기존과 형태가 다른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하더라도 동일한 제조 과정을 활용해 백신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실제로 자체 개발한 플랫폼 기술로 코로나19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사노피는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에 발현된 단백질을 자체 기술인 인플루엔자 백신 플랫폼에 접목해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플랫폼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충분한 기술력을 지닌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 메르스 백신 개발을 추진해 메르스 면역원 조성물 및 제작방법과 관련된 특허를 출원했다.
이에 앞서 2016년에는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등의 개발에 성공해 상용화하기도 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사노피와 손잡고 차세대 폐렴백신의 글로벌 임상을 시작하면서 호흡기질환 예방백신 개발에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적시에 백신을 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설비를 이미 확보해 놓고 있다.
경상북도 안동 바이오단지에 위치한 백신공장인 ‘L하우스’는 연간 1억5천만 도즈(1도즈=1회 접종분)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
백신 플랫폼 개발은 프리미엄 백신을 개발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글로벌 백신 명가로 키운다는 계획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는데 성공한다면 백신 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게 돼 글로벌 백신시장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백신 제조기술과 분자생물학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백신 개발 플랫폼 개발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