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경기 수원을 지역구의 후보로 확정됐지만 공천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져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26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 최고위원이 단수공천된 수원을 지역구에서 한규택 예비후보가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하는 등 당내 갈등이 커질 조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정미경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연합뉴스>
한규택 예비후보 선거사무실 관계자는 “공천심사 과정에 불합리한 요소가 너무 많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검사 출신으로 수원을 지역구에서 2008년 18대 총선과 2014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에 당선된 적이 있다. 2016년 20대 총선 때는 수원무 지역구에 출마했는데 낙선했다.
올해 4월 치러지는 21대 총선에서는 수원을로 돌아가 3선 도전에 나선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의 공천을 놓고 갈등이 빚어져 민주당 후보와 본선을 치르는 데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한규택 예비후보 측은 정 최고위원이 수원무에서 당협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지역구를 관리하다 선거가 다가오자 불쑥 수원을로 지역구를 옮긴 뒤 최고위원으로서 지위를 활용해 단수공천을 받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이 여권 중진 김진표 의원이 버티고 있는 수원무에서 경쟁이 어렵다고 보고 수원을로 옮겼다는 것이다.
한 예비후보에 따르면 정 최고위원은 공천심사 면접 자리에서 수원을로 지역구를 옮기는 이유에 관해 ‘수원 개신교계 지도자들이 김진표 의원을 피해 수원을에 출마하면 도와준다고 했다’는 취지로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정 최고위원의 ‘해당행위’도 도마에 올랐다.
정 최고위원은 2012년 19대 총선 때 수원을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공천에 탈락하자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적이 있다.
당시 수원은 새누리당 우세지역이었는데도 정 최고위원의 무소속 출마로 신장용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후보가 당선되는 일이 있었다.
당시 배은희 새누리당 후보(33.23%)와 정미경 최고위원(23.77%)의 득표율을 합하면 57%인데 정 최고위원이 출마하지 않았다면 배 후보가 40.53%의 표를 얻은 신장용 민주통합당 후보를 이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만약 통합당 공천관리위가 한 예비후보의 공천 재심신청을 받아들인다면 정 최고위원은 경선을 치러야 하는 불확실성을 안게 된다.
단수공천이 유지되더라도 한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에 나서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면 보수 표의 분산으로 민주당 후보에 이기기 그만큼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한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까지 강행하지는 않더라도 공천 갈등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지역에 퍼지며 정 최고위원을 향한 유권자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 지역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거의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특히 수원을 민주당 후보로 유력한 백혜련 의원은 지역구 현역으로서 지역 관리를 4년 동안 착실히 해온 만큼 수원무로 지역구를 옮겼다가 돌아온 정 최고위원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
정 최고위원과 백 의원은 2014년 수원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 맞붙은 적이 있다. 이 때는 정 최고위원이 백 의원을 이기고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016년 20대 총선 때는 정 최고위원이 수원무로 지역구를 옮기며 재대결은 벌어지지 않았다. 20대 총선에서 백 의원은 수원을에서 47.14%의 표를 얻어 나머지 후보를 넉넉하게 이겼지만 정 최고위원은 수원무에서 36.04%를 득표한 데 그치며 김진표 민주당 의원 51.48%에 큰 표 차이로 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