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들이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내놓았다. ‘생존’을 위한 변화가 더욱 절실해졌다.
인력 감축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해외에서 반등의 기회를 찾는 보험사도 있다.
▲ 국내 보험사들이 인력 감축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을 둘러싼 영업환경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은 저금리에 따른 수익률 악화,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 급등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다.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보험산업의 저성장 추세가 굳어지면서 2020년 보험업계의 성장률이 0%대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사들이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는 비용 절감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말 7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에 앞서 한화손해보험, KB손해보험도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NH농협손해보험과 NH농협생명도 퇴직 신청을 받아 인력을 줄였다.
비용 절감을 위한 업무 효율화 작업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에 매각된 뒤 보고방식을 서류에서 이메일로 바꿨다. 업무속도가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부수적으로 관리비도 준 것으로 전해진다.
KB손해보험도 지난해 11월부터 보고체계를 축소했다. 필요할 때만 대면보고를 하도록 했다. 외근이 많은 부서를 중심으로 자율좌석제를 도입해 사무실 면적도 줄였다.
보험사들은 디지털 강화를 위해 조직개편을 실시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통적 대면채널을 통한 보험 가입은 정체된 반면 온라인에 익숙한 밀레니얼세대가 소비계층으로 성장하면서 온라인채널(CM)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빅데이터팀, 디지털문화팀 등이 포함된 기술전략실을 신설했으며 교보생명도 기존 정보기술지원실과 디지털혁신지원실을 합쳤다. 300명 규모의 인력을 한 곳으로 집중해 디지털 혁신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말 디지털 전략추진부를 전략본부로 승격시켰으며 KB손해보험은 디지털고객부문과 디지털전략본부를 신설했다.
아예 디지털 보험사를 새로 만드는 곳도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과 손잡고 국내 최초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을 만들었다. 카카오페이와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의 합작 디지털보험사도 3월 예비인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기존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시장 규모나 각종 규제장벽 등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공략하지 않았던 일상생활 속 작은 손해를 보장하는 틈새시장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도 활로를 찾고 있다.
삼성생명은 올해 안에 동남아시아 우량 보험사에 지분 투자를 추진한다.
유호석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장(CFO)은 최근 삼성생명 실적 발표회에서 “국내외 새로운 지분투자를 포함한 투자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가능하면 올해 안에, 내년까지는 가시적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