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바이오기업인 소마젠이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코스닥 입성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소마젠 상장주관을 통해 기술특례상장을 원하는 외국 기업들의 상장주관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소마젠 상장을 4월 안에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가 4월 초를 목표로 소마젠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거래소 심사가 끝나는 대로 수요예측 등 절차가 곧바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마젠은 외국 기업 기술특례상장 1호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소마젠은 기술보증기금과 한국기업데이터의 기술성 평가에서 모두 A등급을 받은 뒤 2019년 11월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기술특례상장제도는 기술력과 성장성이 뛰어난 유망기업의 코스닥 진입을 돕기 위해 2005년부터 도입됐다. 국내 기업이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의 기술성 평가를 통해 2곳에서 각각 A등급과 BBB등급 이상을 취득하면 상장기준을 완화해준다.
한국거래소 요청으로 상장규정이 개정돼 2019년 7월1일부터는 외국 기업에게도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허용됐다. 다만 외국 기업은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의 기술성 평가에서 2곳 이상 A등급을 받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소마젠 상장이 끝나면 해외 바이오기업의 첫 번째 기술특례상장을 마쳤다는 기록을 얻게 된다. 이를 통해 코스닥 진입을 노리는 외국 기업의 상장주관 경쟁에서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코스닥시장 입성을 노리는 해외 바이오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부광약품 덴마크 자회사인 콘테라파마, 싱가포르 기업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팜, 제넥신의 미국 관계사 네오이뮨텍, 미국 바이오기업 아벨리노랩 등이 한국 상장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시장이 바이오부문에 높은 가치를 매기는 경향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외국 기업의 기술특례상장과 관련해 주관사 자격을 제한한 것도 신한금융투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2019년 7월부터 시행된 규정을 통해 한국거래소는 외국 기업의 기술특례상장을 주관할 수 있는 증권사를 3년 동안 외국 기업 상장주관 실적이 있고 상장한 기업이 상장한 뒤 2년 동안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되지 않은 증권사로 한정했다.
이에 따르면 외국 기업의 기술특례상장을 주관한 자격을 갖춘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와 미래에셋대우, 유진투자증권, 삼성증권 정도다.
신한금융투자는 외국 기업의 기술특례상장 등을 통해 기업공개부문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공개부서를 1, 2부로 확대 개편하는 등 기업공개부문에 힘을 싣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기업공개부서를 확대 개편한 것은 더 다양한 기업들과 접촉하고 기업공개 거래를 수임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인력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