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이 복합 에너지스테이션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허 사장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한 GS칼텍스 사업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주유소를 활용한 신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첫 단계인 복합 에너지스테이션 운영계획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3일 GS칼텍스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에 짓고 있는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의 운영시기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의 가동과 관련해 구체적 일정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상반기 안에는 운영을 시작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GS칼텍스는 2019년 말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의 운영을 시작했어야 했다. 그러나 올해 4월로 한 차례 미뤄진 운영 시작이 또 다시 늦춰졌다.
GS칼텍스의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은 기존 GS칼텍스 주유소를 석유연료차뿐만 아니라 수소차, LPG(액화석유가스)차, 전기차 등 모든 종류의 차량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시설로 개조하는 것이다.
주유소를 전기차의 정비나 공유, 전기택시의 거점으로 만들고자 하는 복합 모빌리티센터사업과 더불어 허 사장이 추진하는 신사업의 첨병이다.
허 사장은 장기적 전망을 보고 추진하는 신사업이지만 복합 에너지스테이션 사업의 출범이 늦춰지는 상황이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의 실적에서 주유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이나 복합 모빌리티센터 등 주유소를 활용한 신사업이 내포하고 있는 가능성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GS칼텍스는 주유소 활용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스마트 모빌리티회사인 KST모빌리티, 모바일 전기차 플랫폼회사인 소프트베리, 차량공유 플랫폼회사 카닥 등 외부 플랫폼 스타트업과 협업하고 있다.
이 플랫폼사업은 4차산업혁명과 친환경차의 확산 등 시대적 흐름과 맞물려 앞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GS칼텍스도 단순한 협업관계를 넘어 이들 스타트업의 사업방식이나 기업문화 등 사업적 노하우를 적극 도입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작업을 전담하기 위한 위디아(We+Idea)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게다가 허 사장의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사업은 상징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올해부터
허태수 회장이 GS그룹을 새로 이끌면서 GS그룹 전체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서둘라는 특명이 떨어져 있다.
허 사장과 GS칼텍스는
허태수 회장체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주유소에 모빌리티 전반을 결합하는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 왔다는 점에서 업계 차원의 주목까지 받고 있다.
주유소 활용사업은 더 이상 GS칼텍스만의 신사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허태수 회장체제에서 디지털 전환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GS칼텍스뿐만 아니라 국내 정유4사 가운데 에쓰오일을 제외한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도 주유소를 여러 플랫폼사업의 구현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계획들을 추진하고 있다.
허 사장은 GS칼텍스의 주유소를 차량뿐만 아니라 전동킥보드 등 모든 이동수단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는 등 다른 정유사들과 차별점을 만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