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의 열기가 식고 있다.
동원그룹이 인수전 불참을 선언한 데 이어 한국타이어도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적격예비후보에는 신세계 이마트, 현대백화점, CJ대한통운, 동원그룹, 한국타이어, 한앤컴퍼니, MBK 등 모두 7곳이 선정됐다.
하지만 2곳이 빠지며 인수전 흥행에 빨간 불이 켜졌다. 애초 동부익스프레스 매각가격은 1조 원까지 점쳐졌으나 5천억 정도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동원그룹 한국타이어 불참
한국타이어는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동원그룹도 최근 매각자인 KTB프라이빗에쿼티-큐캐피탈파트너스 측에 본입찰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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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한국타이어와 동원그룹이 마음을 바꾼 이유로 동부인천항만의 수익성 하락 가능성이 꼽힌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인천항만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 순이익 30%가 인천항만에서 나온다.
인천항만은 과거 정부와 ‘최소수익보장’ 계약을 맺어 정부로부터 수입 미달분에 대해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계약이 2023년 종료된다. 계약이 종료되면 인천항만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천항만의 물동량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익스프레스의 동부그룹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부익스프레스가 지난해 거둔 매출 8100억 원 가운데 30% 가량인 2700억 원이 동부그룹 계열사와 거래에서 나왔다.
◆ 홈플러스 분할매각, 변수로 등장하나
홈플러스 인수전이 진행 중인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MBK파트너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칼라일그룹 등 3개 사모투자펀드(PEF)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모기업인 영국 테스코가 국내 유통기업들에게 분할매각 의사를 물어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백화점과 신세계그룹 등 유통기업들이 홈플러스 인수에 다시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홈플러스의 예상 매각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이유로 본입찰에 참가하지 않았다. 홈플러스 매각가격은 최대 7조 원대까지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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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그러나 분할매입이 가능해지면 현대백화점이 대형마트에 눈독을 들일 수도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롯데그룹, 신세계그룹과 달리 대형마트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을 완주할 지도 미지수다.
일각에서 신세계그룹이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하고 있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11.11%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4년 10월에도 930억 원을 주고 한일고속이 지니고 있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9.55%를 사들였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센트럴시티를 통해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지분 48.29%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세계그룹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로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부지개발과 관련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려면 50% 이상 지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CJ대한통운, 해외 물류회사로 방향 틀까?
CJ대한통운이 소극적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CJ대한통운은 현재 중국 최대의 냉동물류회사 ‘롱칭물류’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CJ대한통운이 국내 1위 물류회사인 만큼 국내 물류회사보다 해외 물류회사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CJ그룹은 CJ대한통운을 2020년까지 매출 25조 원의 ‘글로벌 톱5’ 물류기업으로 키우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동부익스프레스의 사업 대부분은 국내에서 이뤄진다. 이 때문에 글로벌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려는 CJ대한통운에게 동부익스프레스의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본입찰은 9월 중순에 진행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