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통합 삼성물산 출범 뒤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해 삼성전자 지주부문을 통합 삼성물산과 합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삼성SDS가 삼성전자 지주부문이나 통합 삼성물산과 합병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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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 부회장은 이런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단지 삼성그룹이 지주사체제로 가기 위한 시범경기가 일단락된 것으로 아직 본게임은 시작도 안했다”며 “본게임의 시작은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를 위한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4.1%에 대한 간접 지배력을 손에 넣었다. 그렇지만 이 부회장은 여전히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 약하다.
현재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그룹 오너일가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모두 12~13% 수준에 그치는 반면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 비율은 50%가 넘는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직접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지분을 충분하게 획득하기에 한계가 있다. 삼성전자의 천문학적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지분매입에 막대한 자금이 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지주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나누고 삼성전자 지주부문을 통합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상당부분은 사업부문이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를 지주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하면 삼성전자 지주부문의 가치는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 지주부문과 통합 삼성물산의 합병법인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분율은 더욱 낮아지게 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통합 삼성물산 지분율이 16.5%까지 낮아졌다.
이 부회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SDS를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하이투자증권은 예상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를 삼성전자 지주부문과 합칠 수도 있고 통합 삼성물산과 합병할 수도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를 분할하지 않은 채 삼성SDS와 곧바로 합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SDS를 삼성전자와 합병한다면 삼성SDS는 삼성전자의 독립된 사업부문보다 기타부문에 포함돼 삼성SDS의 성장성이 부각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SDS를 통합 삼성물산과 합병할 경우 이 회사의 핵심 소프트웨어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 지주회사로서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하이투자증권은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