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2020-02-19 14: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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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올레드(OLED) 사업구조 전환이 코로나19의 유탄을 맞고 있다.
대형 올레드(OLED)패널 생산거점인 중국 공장의 가동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지연된 데다 향후 올레드TV 수요 역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실적 개선이 절박한 정 사장으로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19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LG디스플레이 중국 공장의 올레드 양산시점이 기존 전망보다 더 늦어질 것으로 파악된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광저우 올레드 공장의 정상가동 시기가 1분기에서 2분기 이후로 재차 지연됐다”고 말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도 “광저우 대형 올레드 생산라인의 정상가동은 한 달 정도 지연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은 애초 2019년 8월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수율이 안정화되지 않아 반년 가까이 정상가동이 늦어졌다.
해를 넘기고서야 본격 양산을 눈앞에 뒀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핵심 기술자들이 현지에서 철수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며 다시 양산이 미뤄질 형편에 놓였다.
이와 관련해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 양산일정은 현재까지는 변동은 없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1월 가전전시회(CES) 2020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분기 안으로 광저우 공장의 양산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1월 말 열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의 수율문제가 해결돼 1분기 가동에 문제가 없다”고 1분기 양산을 확인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에 이런 계획이 어긋나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에서 초기에 월 6만 장 수준의 올레드패널을 생산하고 향후 월 9만 장 수준까지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현재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생산량(월 7만 장)을 뛰어넘어 LG디스플레이 대형 올레드사업의 핵심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셈이다.
중국 공장은 LCD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추진되는 올레드 전환의 주축이기에 정 사장은 양산이 늦어지는 데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그는 2019년 하반기 취임 직후 구조조정과 함께 대형 올레드사업의 대세화와 중소형 올레드사업의 정상화를 당면과제로 제시할 정도로 올레드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상황은 절박하다. 2019년 영업손실 1조3천억 원이 넘고 순손실도 2조8천억 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불확실한 시장상황으로 언제 실적 반등을 이룰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최근 국내 신용평가3사는 일제히 LG디스플레이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
11일 나이스신용평가가 먼저 신용등급을 낮췄고 17일 한국기업평가, 18일 한국신용평가도 뒤를 따랐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신용등급을 낮추고도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해 추가 등급 하향 가능성까지 열어놓았다.
코로나19 탓에 올레드TV 수요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레드TV시장 확대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여겨진 일본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대형크루즈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에서만 542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일본 내 확진자는 18일 기준 616명으로 중국을 제외하면 가장 많다. 이에 따라 도쿄 마라톤행사가 사실상 취소에 가깝게 축소됐고 나루히토 일왕 취임 후 열리는 첫 생일행사 역시 취소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8일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쿄올림픽 취소나 연기를 결정하기는 이르다”며 “아직 개최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태도를 나타냈다. 개최국 일본도 “올림픽 취소나 연기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강행 의지를 보인다.
하지만 일본 내 지역사회 감염 조짐이 나타나는데다 국제사회의 위기감과 불안도 고조되고 있어 올림픽 흥행이 찬물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때는 지카바이러스 우려로 일부 선수가 불참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일본 TV제조사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은 올림픽을 겨냥해 올레드TV 신제품을 내놓았다. LG전자 역시 48인치 올레드TV를 일본에서 출시하며 올레드TV 확산에 힘을 보탰다.
이에 따라 대형 올레드패널을 독점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로 차질을 빚으면 LG디스플레이의 패널 판매에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여겨진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