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는 뜻으로 ‘삼포세대’라 불리는 20~30대가 이전 세대보다 자산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0~60대 국내 성인남녀 약 1500명을 대상으로 금융소비패턴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30대가 40대보다 높은 위험회피 성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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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열린 '2015 찾아가는 희망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기업채용관을 둘러보고 있다 . <뉴시스> |
하나금융경제연구소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태어난 20~30대를 삼포세대로 분류했다. 이들은 고속성장기에 태어났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실업과 경제난의 위험에 빠져 있는 점이 특징이다.
40대와 50대는 각각 ‘X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로 분류해 삼포세대와 비교했다.
삼포세대는 주택청약저축이나 예적금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삼포세대 응답자 가운데 59.5%가 주택청약저축상품을 보유하고 있었다. 주택청약저축 보유 비율이 X세대(53.5%)나 베이비부머 세대(46.5%)보다 높았다.
예금과 적금 보유 비율은 68.3%에 이르렀다. 이는 X세대(71.8%)보다 낮지만 베이비부머 세대(65.0%)보다는 높은 비율이다.이들은 펀드나 주식 등 위험성이 있는 투자자산을 다른 자산보다 상대적으로 덜 보유하고 있었다.
삼포세대 응답자 가운데 18.0%가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고 있었는데 이는 X세대(25.0%)와 베이비부머 세대(21.5%)보다 낮은 수치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주식과 연계된 투자상품 보유 비율은 4.8%에 불과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삼포세대가 다른 세대보다 자택 보유 여부 등 경제적 안정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진단했다.
응답자 중 50.2%는 “자기 소유의 집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46.7%, X세대는 41.7%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삼포세대는 노후 준비도 다른 세대보다 빠르게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20대 후반~30대 초반 사이에 노후 준비를 시작했다. X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가 각각 30대 후반과 40대 후반부터 노후를 준비했던 것과 비교된다.
삼포세대는 은퇴 후 자녀의 경제적 지원을 받기를 바라는 비율도 25%에 이르렀다.
도철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투자자산에 대한 투자는 X세대, 베이비부머, 삼포세대 순으로 활발했다”며 “20~30대는 조사대상 중 가장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도 연구위원은 “삼포세대는 취업난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경험을 학습효과로 지니고 있다”며 “이 때문에 자산을 최대한 안전하게 운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