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회사, 하나의 KB(One-Firm, One KB).'
KB금융그룹에서 최근 계열사 사이 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014년 처음 회장에 오른 뒤부터 꾸준히 ‘하나의 KB’를 강조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원 펌’은 금융지주의 핵심가치로 꼽힌다. 금융지주 자체가 여러 금융회사가 한 울타리에 모여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이 계열사 사이의 장벽을 뛰어넘은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최근 중소기업을 위한 계열사 대표상품을 모은 ‘ONE KB' 패키지상품을 선보였다. KB국민은행,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캐피탈의 대표적 금융상품으로 구성된 상품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4월에는 금융권 최초로 법인고객을 위한 일종의 멤버십서비스인 ‘그룹 법인KB스타클럽’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존 개인고객 대상의 KB스타클럽을 법인고객으로 확대한 것으로 주요 계열사 6곳의 거래실적을 합산해 선정된 등급에 따라 차별화된 우대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개별 계열사의 플랫폼 교류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KB국민카드의 리브메이트앱을 통해 KB손해보험의 단체 해외여행보험에 쉽게 가입할 수 있다. 또 KB손해보험의 다이렉트 모바일앱이나 웹에서 KB국민카드도 신청할 수 있다. KB손해보험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고객은 복잡한 추가 정보를 입력할 필요가 없다.
KB국민은행이 지난해 야심차게 선보인 가상이동통신망(MNVO) 이른바 알뜰폰서비스 ‘리브모바일’(리브M)에서도 앞으로 계열사 협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리브모바일을 KB국민카드, KB증권, KB손해보험 등 계열사가 제공하는 금융서비스와 연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재는 KB국민카드만 리브모바일 특화카드를 내놓고 KB국민카드로 요금을 자동납부하는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 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다른 계열사의 거래실적 등과 연계해 요금을 할인해주는 방안 등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연금사업과 CIB(기업투자금융)사업에서도 금융지주 제도가 지닌 이점을 살려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해 5월 그룹의 연금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연금사업 컨트롤타워를 신설했다. 연금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계열사들의 시너지도 높이기 위해 WM(자산관리)부문 아래 ‘연금본부’ 및 ‘연금기획부’를 신설했다.
특히 연금기획부는 KB금융지주-KB국민은행-KB증권-KB손해보험 4사 겸직체계로 운영해 시너지를 더욱 높였다. 계열사별로 운영되던 퇴직연금 프로세스도 전면 개편된다.
윤 회장은 CIB부문에서도 조직과 인력은 물론 제도나 프로세스도 하나의 회사처럼 재편하며 계열사 역량을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다. KB금융그룹 어느 계열사에 근무하든 CIB에 몸담고 있는 직원에게는 ‘Whole in One(홀인원), CIB!’라는 공통되는 구호도 있다.
복합점포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현대증권(KB증권)을 인수한 뒤 2016년부터 복합점포를 꾸준히 늘려왔다. 현재는 WM 복합점포 70개와 CIB 복합점포 9개 등 모두 79개의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많다.
윤 회장은 지난해 말 KB금융지주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CIB부문·자본시장부문·개인고객부문·보험부문 아래 총괄을 신설했다. 총괄은 계열사의 협업 추진 등 사업부문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계열사 사이의 실질적 협업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KB금융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