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주식은 과연 얼마나 매력적일까?
지주회사는 자체 사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투자보다 지배를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를 일컫는다.
롯데그룹이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를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주회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
KB투자증권은 24일 롯데그룹이 일부 순환 출자를 해소하고 호텔롯데를 기업공개 해 지주회사 형태의 지배구조를 갖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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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의 기업공개가 이뤄질 경우 기업가치가 13조8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지주회사는 최대주주->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의 형태지만 롯데그룹은 여러 자회사가 하나의 소자회사 지분을 소규모로 나눠 보유하고 있는 복잡한 형태의 지배구조를 이루고 있다.
강 연구원은 롯데그룹에서 일부 순환출자 해소, 호텔롯데 기업공개를 통한 지배구조 변화 재원 마련, 지주회사 형태의 지배구조 확립 등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강 연구원은 또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추가적으로 계열사간 분할 및 합병 등의 이벤트가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올해 국내 대기업 가운데 지배구조 개편 관련 움직임이 가장 활발했던 곳은 SK그룹과 삼성그룹이다. SK와 SKC&C는 지난 8월1일 합병을 통해 지주회사 SK를 탄생시켰다.
지주회사는 경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자주 활용됐다. 하지만 대외 이슈에 민감한 만큼 주가 면에서 냉온탕을 오가기고 한다.
오진원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4일 투자환경의 악화에도 지주회사 주가 강세의 핵심 요인은 변함이 없다고 진단했다.
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한주 동안 지주회사 인덱스는 10.4%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스피 대비 4.9% 초과 하락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주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코스피 대비 19.4% 초과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SK(옛 SK C&C), CJ, 다우기술, 일진홀딩스 등 주가 상승폭이 가팔랐던 지주회사 주식들의 하락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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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 |
오 연구원은 그 이유로 그동안의 주가 상승 및 수급상 쏠림현상, 최근 증시 환경악화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점을 들었다.
오 연구원은 “특히 SK는 옛 SK의 거래정지 이후 재상장에 따른 신주 상장물량이 나오면서 지난 한주 12.1% 주가 하락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SK에 대해 “실적이나 하반기 신규 사업 추진 및 배당 성장 방향성은 변함이 없으므로 이번 주가 하락을 추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는 의견을 냈다.
현재 국내 15개 상위 대기업 그룹 가운데 지주사 체제를 갖춘 곳은 SK그룹, LG그룹, GS그룹, 한진그룹, CJ그룹 등 5곳뿐이다.
정부가 지주사 체제전환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오너의 지배력 강화 움직임도 빨라지면서 2000년대 들어 지주회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주회사들은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지주회사들은 자회사로부터 배당금·로열티 등을 받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할 수 있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또 직접 사업비중이 높지 않은 곳이 많아 실적이 나빠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점도 장점이다. 자회사 대비 높은 배당성향이 높은 것도 주가에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지배구조 개편 바람을 타고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형성된 경우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슈에 따라 그만큼 등락폭이 클 수 있다는 뜻이다.
SKC&C와 SK의 경우 4월20일 합병 결의를 발표한 뒤부터 3일까지 주가가 각각 30.88%, 18.97% 뛰었다. 그러나 합병이 끝난 뒤 SK의 주가는 지난 6일 기준 30만원 선이 무너지기 시작해 13일 한 차례 반등해 31만500원까지 올랐으나 24일 24만 원까지 내려앉은 상태다.
대외 악재에 주식시장 전반이 직격탄을 맞은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합병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