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가 문중원 기수 사망사건을 계기로 경마제도 개선안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기수 측 노동조합과 갈등은 계속 커지고 있다.
7일 마사회와 민주노총에 따르면 문중원 기수 사망과 관련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유족 보상, 제도 개선 등 협상은 파행되고 민주노총의 대책위원회와 시민대책위원회는 농성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 문중원 기수 유족과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가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소공원을 출발해 청와대 사랑채 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중원 기수 유족은 6일 청와대 앞을 행진하며 마사회에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청와대에 국무총리 산하 진상조사위원회 구성과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마사회가 유족에게 정당한 보상이 아니라 자회사 일자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노총과 유족은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어 협의는 더 힘들어졌다.
그동안 마사회에서는 기수, 말관리사 등 경마 관계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종종 있었고 그때마다 고용환경과 처우에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이번 문중원 기수 사망은 민주노총과 시민단체, 유족 등이 강경한 태도를 보여 대화를 통한 해법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만 문중원 기수를 포함해 기수, 말관리사 7명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마사회는 기수와 말관리사 고용제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이번 협상 때 기수 경쟁성 완화, 치료지원, 조교사 발탁절차인 마사대부 심사 완화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말관리사 직접고용 문제도 검토했지만 경마제도 체계상 마사회에 말관리사를 직접고용하는 것은 선수단을 시행사 직원으로 고용하는 셈이 돼 타당하지 못하다고 보고 대신 조교사협회에 말관리사들을 고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1월31일 마사회와 민주노총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유족 보상 등에서 의견 차이가 커 교섭을 중단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문중원 기수가 사망한 지 70일이 넘은 만큼 서둘러 민주노총, 문중원 기수 유족과 협상을 다시 이어갈 것”이라며 “기수와 말관리사 고용 안정을 위해 제도를 개선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문중원 기수는 2019년 11월29일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숙사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유서에는 “일부 조교사들의 부당한 지시에 놀아나야만 했다”며 마사회에서 벌어지는 부조리를 비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