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시퍼렇게 멍들었다. 중국경기 둔화와 미국금리 인상 우려가 주가지수를 연일 끌어내리고 있다.
특히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하락폭이 더 커 대외 악재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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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전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13.84포인트(2.06%) 내린 656.71로 장을 마감했다. <뉴시스> |
20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13.84포인트(2.06%) 내린 656.71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날 장중 6%대의 폭락세를 보였으나 이날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코스피지수도 이날 전일보다 24.83포인트(1.28%) 또다시 내려 1920선 마저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는 이날까지 나흘 연속 미끄럼을 타며 지난 4월3일 이후 처음으로 660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대부분 하락했다.
셀트리온이 4.76% 폭락했으며 다음카카오도 0.95%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 10위 안에서 동서와 메디톡스를 제외하고 8개 종목이 하락했다.
주식시장에 대외 불안요인이 확대되면서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더 가파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은 7월21일 연중 최고점인 788.13를 나타내며 800선을 넘보기도 했으나 최근 한 달 동안 하락세가 이어지며 올해 상승분의 절반 가량을 반납했다.
중국정부가 위안화 절하를 시작한 뒤부터 19일까지 6거래일 동안 하락폭은 11%에 이르러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폭 3.5%보다 더욱 극심한 충격을 받았다.
증권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이 대외 악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데 대해 그만큼 올해 들어 많이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코스피는 올해 연중 최고치 기준 11.4% 올랐지만 코스닥은 4배에 가까운 45.1%가 올랐다.
특히 올해 들어 제약과 바이오주 등 상승장을 주도했던 종목들의 오름폭이 워낙 컸던 만큼 대외변수에 불안심리가 더욱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여행·육아·화장품 등 중국경기에 영향을 받는 소비주가 많은 점도 이유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닥지수가 최근 많이 빠졌지만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연초 코스닥시장의 상승을 주도했던 기관들이 대내외 불안에 노출된 종목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매도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적이 받쳐주지 않은 코스닥 종목의 경우 매도세가 더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적자를 보이거나 실적이 저조한 경우 외국인과 기관들이 비중을 더욱 줄일 것으로 보인다.
신흥시장에서 자본이탈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유동성과 성장 기대감으로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부여받았던 중소형주에 대한 경계심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지수가 급락하고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장세가 옮겨가다 보니 매물이 늘며 수급환경이 나빠졌다”며 “코스닥시장의 주축은 개인과 기관이기 때문에 기관의 수급에 따라 변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은 코스닥지수의 지지선으로 지난해 12월18일 저점에서 올해 7월21일 고점까지 상승폭의 61.8%에 해당하는 625선을 제시했다.[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