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약정식 발행어음상품에 높은 금리를 적용해 발행어음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2일 기준 KB증권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등 국내 발행어음사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 3곳 가운데 가장 높은 약정식 발행어음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김성현 KB증권 사장. |
발행어음은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자체 신용에 따라 발행하는 만기 1년 안의 어음이다.
발행어음상품에는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수시식 발행어음과 약정한 기간에 자금을 예치하는 약정식 발행어음, 1년 동안 정해진 금액을 매월 납입하는 적립식 발행어음 등이 있다.
KB증권이 내놓은 약정기간 1년 미만 약정식 발행어음상품의 금리는 같은 약정기간을 놓고 비교했을 때 경쟁사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상품보다 0.03%포인트에서 0.4%포인트 더 높다.
특히 약정기간이 짧은 상품일수록 경쟁사와 비교해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양상을 보인다.
약정기간이 짧은 상품은 고객 입장에서 유동성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에서 오는 투자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B증권의 발행어음상품은 유동성 확보와 높은 수익률이라는 장점을 앞세워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 관계자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규모 자금이 수시식과 약정식 발행어음에 유입된다”며 “발행어음잔고를 놓고 봤을 때 수시식과 약정식 발행어음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KB증권이 내놓은 발행어음상품 ‘KB에이블(able)’은 2019년 5월 1차 판매 첫날 5천억 원 규모의 발행어음을 모두 판매했다. 2차 발행도 흥행에 성공해 2019년 목표였던 2조 원을 2019년 12월10일 달성했다.
한국투자증권이 5천억 원 규모 발행어음상품 완판에 2일, NH투자증권은 8500억 원 조달에 한 달가량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KB증권은 후발주자임에도 발행어음시장에서 나름 존재감 키워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2020년에도 약정식 발행어음에 경쟁사보다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KB증권이 2020년 목표로 발행어음사업 등 기업 관련 투자금융(IB)부문에서 의미 있는 사업성과와 도약을 목표로 내건 만큼 발행어음 투자자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발행어음사업은 자산관리(WM)부문과 홀세일(WS)부문, 투자금융(IB)부문이 시너지를 발휘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증권사는 발행어음상품을 개인고객과 기업고객에게 판매해 조달한 자금을 증권사의 투자금융(IB)사업에 사용한다.
발행어음잔고가 높아지면 소매금융부문과 법인영업부문 실적이 높아지고 투자금융부문 실적을 높이는 데 쓸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증권업 관계자는 “수시식 발행어음은 고객이 오늘 입금한 자금을 당장 내일 인출할 수 있으므로 변동성이 너무 커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며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시식보다는 약정식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