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회장은 9일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셀트리온그룹이 글로벌 바이오제약기업으로의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램시마SC가 도약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이 첫 번째 성공신화는 램시마의 유럽 출시에서 시작됐다.
서 회장은 2012년 셀트리온 창사 10년 만에 세계 최초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2013년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받았다. 2014년 램시마의 유럽 처방액은 166억 원으로 시장 점유율 1%를 밑돌았지만 현재는 연간 누적 처방액 1조 원에 점유율은 60%에 육박한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처방 확대에 힘입어 2017년 영업이익률 53.5%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2018년 램시마의 가격을 인하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2018년 영업이익률이 34.5%까지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2019년에도 영업이익률은 30%대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 회장은 램시마SC 출시를 계기로 영업이익률을 다시 5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램시마SC는 피하주사형으로 투약편의성으로 높인 ‘바이오베터(바이오 개양신약)’로 램시마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게다가 직판체제를 통해 판매해 유통수수료를 기존 35~45%에서 10~15%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램시마SC는 출시 초기 류마티스성 관절염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처방된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염증성 장질환(IBD) 등 자가면역질환 적응증 전체에 관해 승인을 획득해 시장 침투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램시마는 정맥주사라는 제형의 한계 때문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시장을 잠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하지만 램시마SC는 피하주사제형뿐만 아니라 2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시장도 공략할 수 있어 시장규모가 10조 원에서 50조 원으로 확대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셀트리온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서 회장은 램시마SC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간호사 방문 프로그램’ 등의 환자 지원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가정에서 환자 스스로 주사할 수 있는 램시마SC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영국 2차 의료기관인 에어데일NHS트러스트 연구진은 2019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가정방문 투약서비스가 부작용이 적고 환자 만족도를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영국은 간호사 방문서비스가 도입됐지만 아직 확산속도는 더디다.
서 회장은 이미 2017년 터키에서 램시마를 직판으로 판매하며 램시마SC의 유럽 직판을 준비해왔다. 터키에서는 직판이 본격화된 2018년 램시마의 판매량이 10% 늘었고 2019년에는 80%나 증가했다.
서 회장은 터키에서 성공 노하우를 램시마SC의 유럽 직판에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터키는 유럽 직판을 위한 리트머스지나 마찬가지”라며 “터키에서 축적한 직판 경험을 램시마SC 판매를 앞두고 있는 유럽 주요국에도 도입한다면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이익 증대뿐 아니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해외진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