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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
“형제가 사이좋게, 일본은 내가, 한국은 동생이 담당하라고 아버지는 계속 얘기해 왔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원톱’ 경영에 반대하는 뜻을 거듭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그룹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면서 반격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쳤다.
신 전 부회장은 1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일본사업의 현장을 오랫동안 봐 왔으므로 내가 키잡이를 하는 편이 바람직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양국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모두 차지하도록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신 전 부회장은 형제가 사이좋게 한국과 롯데그룹 경영을 맡는 것이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신 전 부회장은 “현 경영진을 추인하는 것이 경영의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다”면서 “나에게 의결권을 위임한 신격호 총괄회장은 전날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이 제안한 안건에 모두 찬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나는 주주로서 권리를 지니고 있다”면서 “단기 매출이나 이익을 추구하는 경영인지, 중장기적으로 상품의 가치나 사원을 소중히 하는 경영인지, 어느 쪽이 옳은지 판단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 경영진 교체 등을 위해 주주총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계속 하겠다”면서도 “교섭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신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압박하는 동시에 화해의 여지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17일 임시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 2건 모두를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날 안건은 경영권 향배와 직접 관련은 없었으나 신동빈 회장이 제안한 것이라는 점에서 우호세력을 가늠하는 방향타로 간주됐다.
신 회장은 주총에서 승리하면서 사실상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에 ‘원톱’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이 다시 반격을 시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신 전 부회장은 주총 참석에 앞서 “앞으로 직원들과 현장에 나가서 고객들과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싶다”며 경영참여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신 전 부회장이 반격카드를 꺼내들 경우 경영진 교체를 포함한 주총 소집을 요구하거나 법적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임시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 우호지분이 과반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법적 소송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니혼게자이신문은 18일 주총 결과를 보도하며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대립구조가 해소되지 않아 다툼이 재연될 우려는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신 전 부회장은 18일 오후 6시53분경 아시아나항공편으로 귀국했다. 신 전 부회장은 김포공항에서 주총 결과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