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2020-01-23 15: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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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이사장이 올해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발맞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의 공적개발원조(ODA)사업에 힘을 쏟는다.
23일 코이카에 따르면 2020년 총 예산 9404억 원의 21%인 1952억 원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에게 투입하기로 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예산은 2019년보다 32.5% 늘어난 것이다.
▲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이사장.
신남방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인도 등 11개 국가를 말한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신남방정책’을 내세워 아세안 국가를 미·중·일·러에 버금가는 중요한 외교 상대로 선언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를 모두 순방했고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아세안과 인도 등 신남방국가들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폭넓은 분야에서 주변 4강(미국·중국·일본·러시아)과 유사한 수준으로 관계를 강화하겠다”며 “상품교역 중심이었던 관계에서 기술과 문화예술, 인적교류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신남방정책으로 내세운 정책 과제에는 ‘쌍방향 문화교류 확대’가 있으며 이를 실행하는 방안으로는 '신남방지역의 문화교류 거점 확충', '문화 공적개발원조(ODA)사업', '아세안 문화·언어 콘텐츠 확산' 등이 있다.
이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신남방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특히 아세안 국가들의 공적개발 원조사업에 2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인 사업으로 ‘메콩 평화마을 조성 프로그램’, 아세안 주요 국·공립대학을 대상으로 하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고등교육 프로그램’, ‘베트남 중부지역 스마트시티 밸리 프로그램’ 등을 추진한다.
메콩 평화마을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등 메콩강 주변국가에 조성되며 여기에서 불발탄 제거사업과 피해자 지원, 장애인 인권보호 사업, 농촌마을 환경개선과 소득증진 사업 등을 추진한다.
또 아세안 국가들의 인재 양성을 위해 각국의 국공립대학을 대상으로 교육역량 향상 지원, 대학생과 연구진의 교류 활성화 등도 추진한다.
코이카는 베트남 중부지역 주요 도시인 후에시, 다낭시, 땀끼시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환경, 교통, 주거 등 도시문제를 완화하는 스마트시티를 만드는 사업을 시작한다. 한국의 ICT기술을 기반으로 토후에시는 ‘문화·관광 스마트시티’, 다낭시에는 ‘스마트 통합 도시 재난관리센터’ 등을 각각 구축한다.
코이카가 한국의 기술을 개도국 개발협력에 접목하려는 것은 지속가능하고 한국이 손을 떼도 유지, 발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이사장은 "코이카는 `혁신적기술프로그램(CTS)`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국의 소셜벤처, 스타트업이 가진 최신 기술을 개도국 개발협력에 접목하는 것"이라며 "농업도 현지 기후에 맞게 육종하거나 스마트팜을 도입하는 등 과학기술과 접목해 비즈니스를 만들고 이를 통해 현지인들의 취업·창업을 할 수 있어야 지속가능하다"고 바라봤다.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한국이 아세안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며 이들과 관계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이사장은 최근 언론 기고를 통해 “아세안국가들을 경제적 수단으로 수출시장, 자원 제공지, 인력 공급처 등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아세안국가 입장에서는 그런 시각을 지닌 한국을 매력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남방정책이 내세우는 사람, 평화, 상생번영의 지향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세안국가에서 한국을 배우고 싶어하는 것이 경제성장과 식민경험 극복, 민주주의, 인권 등을 동시에 이뤄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올해 코이카의 아세안 원조를 강화해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실행하는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이사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올해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이 추구하는 ‘3P(사람·평화·상생번영)’에 ‘Planet’(지구환경)을 더해 4P를 내실화하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