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및 도시 정비를 위한 공공주택사업 토지이용구상안.<국토교통부> |
정부가 서울의 대표적 쪽방 밀집지역인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을 공공주택사업을 통해 새로운 주거공간으로 정비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20일 영등포역 대회의실에서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및 도시정비를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1970년대 집창촌과 여인숙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영등포 쪽방촌은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밀려난 도시 빈곤층이 대거 몰리며 서울의 대표적 노후 불량 주거지로 자리잡았다. 현재 360여명이 최저주거기준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국토부는 영등포 쪽방촌 일대 1만㎡을 정비해 쪽방 주민이 재입주하는 공공임대주택과 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 민간 분양주택 등 모두 1190채의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공공주택사업 구역은 2개 구역으로 이뤄진다. 1개 구역에는 기존 쪽방 주민을 위한 영구임대 370채와 신혼부부 등 젊은층을 위한 행복주택 220채를 짓고 나머지 블록은 민간에 매각해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등 분양주택 600채를 공급한다.
국토부는 사업기간 쪽방 주민과 돌봄시설이 지구 내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선이주 선순환' 방식을 적용한다. 우선 지구 내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이주단지를 만들어 쪽방 주민이 임시 거주하게 하고 공사가 끝나면 돌봄시설과 함께 이주시킨다.
국토부는 주민의견 수렴 등 관련 절차를 거쳐 2020년 하반기에 지구지정을 마치고 2021년엔 지구계획 및 보상을 진행해 2023년에는 입주시키려는 계획을 세웠다.
공공주택사업 추진에 따라 쪽방 주민은 기존 쪽방보다 2∼3배 넓고 쾌적한 공간을 기존 임대료의 20% 수준으로 거주할 수 있다.
국토부는 영등포를 포함한 전국 10개의 쪽방촌도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지역여건에 맞는 사업방식을 적용해서 단계적으로 정비한다.
서울시는 영등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쪽방촌 가운데 돈의동 쪽방촌은 도시재생사업(새뜰마을사업)과 주거복지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역·남대문·창신동 쪽방촌은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통해 단계적으로 정비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김현미 장관은 "영등포 쪽방 정비사업은 강제 철거되거나 쫓겨나는 개발이 아니라 포용하며 함께 잘사는 선순환 구조를 지닌 따뜻한 개발"이라며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의 다른 쪽방촌 4곳도 영등포와 같은 모델로 사업이 시행되길 희망한다"며 "이번 영등포 쪽방촌 정비방안을 시작으로 다른 쪽방촌과 준주거지역까지 햇볕이 스며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