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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
1945년 해방과 함께 탄생한 기업들도 어느덧 70년을 맞았다.
70년의 세월 속에 사라져간 기업도 많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도 있다.
대표적 기업이 아모레퍼시픽 한진그룹 SPC그룹이다. 올해로 70돌을 맞은 해방둥이 기업들의 현주소는 어떨까?
◆ 해외에서 승승장구하는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증시에서 가장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기업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말 시가총액이 12조9778억 원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17위였는데 현재 22조973억 원으로 5위에 올라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난해 말 222만 원이었는데 올해 들어 400만 원을 넘나드는 황제주가 됐다. 아모레퍼시픽은 5천 원이었던 액면가를 500원으로 분할하는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액면 분할 이후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한때 45만 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13일 종가 기준으로 37만8천 원을 기록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12조 원까지 올라 한때 이건희 회장을 제치고 주식부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은 아모레퍼시픽이 사상최대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 매출 1조2043억 원, 영업이익 2780억 원으로 사상최대 분기실적을 거뒀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에도 메르스 등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기는 했으나 매출 1조1954억 원, 영업이익 208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매출은 23.7%, 영업이익은 37.7% 증가한 실적을 내 놨다.
아모레퍼시픽의 승승장구 원동력은 해외시장, 특히 중국이다. 2분기 국내 매출은 9.9%, 영업이익은 13.8% 성장에 그쳤으나 해외매출은 45.9%, 영업이익은 38.6%나 증가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해외매출은 8325억 원으로 52.8% 급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해외매출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올리고 있는데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매출이 연평균 35%씩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성장기관차가 된 해외사업은 1964년부터 시작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오스카라는 브랜드로 화장품 수출에 뛰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1990년대 초 중국과 프랑스에 공장을 설립해 현지생산 기반을 갖추고 해외사업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 해외매출은 2000년 100억 원을 첫 돌파했고 9년만인 2009년 1천억 원을 넘어섰다.
아모레퍼시픽은 광복 직후인 1945년 9월 서경배 회장의 부친인 서성환 창업주가 ‘태평양화학공업사’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2006년 지주회사 태평양과 사업회사 아모레퍼시픽으로 분할했고 2011년 태평양은 아모레퍼시픽그룹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 매출 12조 원, 해외매출 비중 5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 세계 7대 화장품 브랜드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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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 재계 순위 추락한 한진그룹
한진그룹은 다소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진그룹은 재계순위 10위로 해방둥이 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하지만 한진그룹 재계순위는 올해 들어 한화그룹에 밀려나 9위에서 10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한진그룹은 2004년 재계순위 6위까지 올랐으나 10년 사이에 두자릿수까지 순위가 밀려났다.
지난해 말 터져나온 한진그룹 오너 3세 조현아 전 부사장의 항공기 회항사건은 그룹의 위상 추락에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기내에서 소란을 일으키고 이륙하려던 항공기를 되돌린 사건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이 일로 조 전 부사장은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월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고 풀려났으나 아직도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다. 조 전 부사장이 수감기간 동안 브로커의 도움을 받아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일로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거세다. 여기에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에서 기업인이 대거 제외된 것이 조 전 부사장의 잘못된 행동으로 반기업 정서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한진그룹의 실적 전망도 불투명하다. 한진해운은 올해 상반기 214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61.82%나 줄었다.
한진해운은 상반기 매출도 4조134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86% 감소했다. 유가하락으로 수익성이 증가했으나 컨테이너시장의 구조적 공급과잉은 해소돼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메르스 여파로 2분기 영업이익이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대한항공은 2분기 매출 2조7859억 원, 영업손실 26억 원을 기록했다.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는 1945년 11월 인천에서 한진상사라는 이름으로 운송업을 시작했다.
베트남전에서 미군 군수물자 수송을 맡아 사세를 크게 확장했고 1967년 대진해운을 설립해 해운업에 진출했다. 1969년 대한항공공을 인수해 국적기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한진해운과 대한항공은 각각 해운업계와 항공업계 1위 회사로 자리 잡았다. 한진그룹은 자산총액 38조 원, 연간매출 23조 원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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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인 SPC그룹 회장. |
◆ 국내 프랜차이즈 평정한 SPC그룹
국내 1위 제과제빵 전문 프랜차이즈기업인 SPC그룹은 올해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에 2호점을 냈다.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파리에서 문을 연 파리바게뜨 프랑스 1호점은 일일 고객 850명에 매출은 국내 매장의 3배를 거둬 순항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끈 단팥크림코팡을 최근 국내에도 출시했다. 프랑스식 빵에 한국식 단팥앙금과 크림을 결합해 프랑스에서 연일 매진을 기록한 제품이다.
국내 출시 전 프랑스 현지에서 이 제품을 맛본 네티즌들이 극찬해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무엇보다 프랑스에서 우리나라 제빵 브랜드가 통한다는 점이 크게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SPC그룹은 출점규제와 과도한 경쟁으로 포화상태에 놓인 국내 제빵 프랜차이즈사업의 성장 정체를 해외에서 풀어가려고 한다.
SPC그룹은 2004년 중국을 시작으로 2005년 미국 2012년 베트남 등 해외에 진출해 현재 해외에 180여 파리바게뜨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43개 직영매장을 두고 있는 미국에서 올 연말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한다. SPC그룹은 2020년까지 미국에서 1천개 매장을 운영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PC그룹은 해외사업 성장을 바탕으로 2020년 매출 10조 원을 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SPC그룹은 본업인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뿐 아니라 사업다각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SPC그룹 계열사인 삼립식품은 종합식품회사로 변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립식품은 본업인 제빵은 물론 냉장·냉동식품, 식재료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삼립식품은 SPC그룹의 모태이기도 하다.
허창성 창업주의 장남 허영선씨가 삼립식품을 물려받았으나 리조트사업 실패로 1997년 부도가 났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이를 인수해 2011년 샤니와 통합하고 식소재기업으로 탈바꿈해 2013년과 2014년 연속 1조 원의 매출을 냈다.
SPC그룹은 1945년 황해도에서 상미당이라는 작은 제과점으로 출발했다.
허창성 창업주는 1948년 서울 방산시장 근처에 새로 자리잡고 빵집을 키워나갔다. 1959년 삼립식품의 전신인 삼립제과공사가 문을 열었고 1963년 공장에서 빵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허영인 회장은 1986년 계열사인 샤니를 독립해 프랜차이즈사업으로 성공을 거뒀다. SPC그룹의 대표 브랜드인 파리크라상은 1986년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처음 문을 열었고 파리바게뜨는 1988년 광화문에서 시작했다.
SPC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176개 직영점과 3575개 가맹점을 거느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