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휘말릴까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KB증권은 호주 부동산펀드 부실로 이미 신뢰성에 흠집이 났는데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부실을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의혹이 더해지며 사실 여부와 관계 없이 평판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김성현 KB증권 사장. |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에 따른 피해규모가 점점 커질 것으로 추정되는데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KB증권도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부실을 미리 알았을 것이라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KB증권도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에 따른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제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이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중단한 펀드의 부실 여부를 이미 알았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이 이 의혹을 받는 이유는 신한금융투자처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운용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총수익스와프 계약이란 증권사들이 주식, 채권 등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을 자산운용사에게 이전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라임자산운용이 지난해 10월 환매 중단한 펀드 3개 가운데 ‘플루토 FI D-1호’와 ‘라임 테티스 2호’는 KB증권과,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는 신한금융투자와 총수익스와프 계약을 맺고 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KB증권이 맺은 총수익스와프 계약과 신한금융투자가 맺은 총수익스와프 계약은 성격이 다르다고 알고 있다”며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결과가 나온 뒤에 사실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호주 부동산펀드 부실로 원금을 잃을 상황에 놓여 있는데 라임자산운용 사태에도 이름을 올리게 돼 신뢰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지난해 9월 호주 부동산펀드인 ‘JB호주NDIS펀드’의 대출 차주인 호주 LBA캐피탈이 대출약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긴급 자금 회수에 들어갔다. 현재 원금의 85%가량을 회수했다.
이 펀드의 판매는 KB증권이, 운용은 JB자산운용이 맡았다. KB증권은 3월부터 6월까지 이 펀드를 기관투자자와 법인, 개인에게 3200억 원이 넘는 규모로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호주 부동산펀드 부실과 관련해 KB증권과 JB자산운용의 점검에 나설 것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 회사의 펀드 투자처 선정 과정과 펀드 설정 과정, LBA캐피탈의 문서위조 사실을 알고도 판매를 지속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KB증권이 관여한 펀드가 연이어 원금이 손실될 상황에 놓이면서 원금 회수 여부 및 의혹의 사실 여부와 관계 없이 KB증권은 투자역량을 향한 비판을 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KB증권은 호주 부동산펀드 부실과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를 연이어 겪고 있어 특히 타격이 클 것”이라며 “KB증권은 상반기 신뢰회복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펀드 규모가 더욱 늘어나며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라임자산운용은 최근 4월 만기를 앞두고 있는 '크레디드인슈어런스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에 이 펀드의 환매를 중단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약 1조5천억 원 규모의 펀드 환매를 중단한 데 이어 5천억 원 규모의 펀드를 추가로 환매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1월 말 또는 2월 초 삼일회계법인의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실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라임자산운용 추가 검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