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 제일약품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해 제약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 '명예'를 이어갈까?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성 사장이 2005년부터 제일약품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데 2020년에도 대표이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성 사장은 제약업계에서 손꼽히는 최장수 전문경영인이다. 2005년 3월 제일약품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2017년 지주사 전환 뒤에도 신설법인 제일약품 대표이사를 유지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성 사장이 장기간 대표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제일약품의 외형 성장을 확대하는 데 공로가 컸기 때문이다.
성 사장은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에서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쌓은 경험을 살려 취임 당시 매출 2천억 원 수준의 제일약품의 외형을 3배 이상 늘리는데 성공했다. 제일약품은 현재 업계 8위의 회사로 성장했고 연매출 6천억 원을 내고 있다.
성 사장이 오너인 한승수 제일파마홀딩스 회장과 장기간 호흡을 맞춰오면서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부에서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성 사장이 오너일가의 신임을 바탕으로 무난히 임기를 연장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성 사장이 6연임에 성공하면 임기 안에 오너일가의 지분 승계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 사장이 5연임하던 시기인 2017년 제일약품은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제일약품은 계열사가 없는 단일회사여서 지주회사 전환이 필요 없었지만 두 차례에 걸쳐 회사를 분할한 뒤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했다.
그 결과 제일약품은 지주회사인 제일파마홀딩스의 자회사가 됐고 제일약품의 일반의약품부문은 제일헬스사이언스라는 별도회사로 분리돼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한 회장 일가는 지주회사 전환으로 제일약품의 지배력을 한층 끌어 올렸다.
하지만 오너3세인 한상철 제일파마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의 지주회사 지분이 9.68%에 불과해 지분 승계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성 사장이 한 사장의 경영수업에 이어 지분 승계작업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성 사장은 제일약품이 매출을 낼 수 있는 품목을 다양하게 육성해야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성 사장은 화이자 출신인데 화이자에서 의약품을 도입해 제일약품의 외형을 키우는 데 성공했지만 전체 매출을 화이자 의약품에 의존하는 문제도 낳았다.
제일약품이 화이자에서 도입한 의약품은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와 신경병성통증 치료제 ‘리리카’ 등이 대표적이다. 리피토는 매출 1200억 원 이상을 내며 제일약품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리피토는 특허만료 이후에도 국내 원외처방실적 1위 품목”이라면서도 “제일약품은 도입상품 마진구조를 감안할 때 외형 성장에 비해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성 사장은 화이자에 편중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시무식에서 대형 제네릭 품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