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기업 퀄컴이 고성능 AP(모바일프로세서) 신제품 ‘스냅드래곤820’의 세부 사양을 공개하며 그래픽 성능과 높은 활용도를 강조했다.
퀄컴은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퀄컴 제품이 아닌 자체적으로 생산한 AP를 탑재함에 따라 경영실적 부진에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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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 |
하지만 퀄컴이 스냅드래곤820 출시로 마침내 삼성전자에 반격할 기회를 잡았다는 시각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13일 “퀄컴이 신제품 출시로 시장에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며 “잃어버린 스마트폰 AP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칼을 갈고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퀄컴은 일본에서 개최된 세계 그래픽기술 컨퍼런스 ‘시그래프2015’에 참석해 모바일 AP 신제품 ‘스냅드래곤820’의 성능과 활용성에 관해 발표했다.
퀄컴에 따르면 스냅드래곤820은 이전 제품인 ‘스냅드래곤810’보다 그래픽 성능이 40% 향상되고 전력 소모가 40% 적다.
퀄컴은 스냅드래곤에 적용된 신기술로 스마트폰에서 2500만 화소급 초고화질 사진 촬영이 가능해졌으며 4K급 고화질 동영상 촬영도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820이 스마트폰뿐 아니라 VR(가상현실)기기와 스마트TV, 자동차에도 탑재할 수 있어 활용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퀄컴의 신제품을 탑재한 VR기기는 스마트폰이나 PC와 연결할 필요가 없어 편의성과 사용자경험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팀 맥도너 퀄컴 부사장은 포브스와 통화에서 “VR은 퀄컴이 다음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사업분야라고 생각한다”며 “뛰어난 그래픽 성능으로 큰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포브스는 스냅드래곤820이 자동차의 종합 통신기능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탑재되면 자동차의 카메라 기능을 향상시켜 자동 사물인식기능도 크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신들은 퀄컴이 스마트폰을 넘어 모바일 AP의 적용분야 확대에 주력하는 이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AP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자리를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전략 스마트폰에 자체적으로 생산한 AP를 탑재하면서 퀄컴이 위기에 빠졌다”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의 강자인 애플과 삼성전자가 모두 자체AP를 탑재해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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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블룸버그는 퀄컴이 대형 고객사인 삼성전자를 놓치고 중국에서도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2분기에 최근 5년 동안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며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포브스는 “퀄컴이 삼성전자에게 반격할 기회를 잡았다”며 “삼성전자의 차기 AP 신제품이 그래픽 성능을 스냅드래곤820만큼 크게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브스는 퀄컴이 삼성전자의 AP 신제품과 같은 14나노 공정으로 생산한 스냅드래곤820 출시로 삼성전자와 동일선상에서 경쟁하게 돼 팽팽한 경쟁구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820을 이르면 올해 말부터 양산해 고객사에 공급하며 다음해 상반기 출시되는 스마트폰 신제품에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