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버스에서, 식당에서, 카페에서 마치 집에 있는 것처럼 커다란 콘솔 게임기(가정용 비디오 게임기)와 PC를 이용해 고사양 콘솔·PC게임을 즐긴다.
다음 순간 남자의 여자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남자가 이용하던 게임기는 순식간에 스마트폰으로 변한다.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KT가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시범 출시와 동시에 공개한 광고의 내용이다.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는 과연 ‘집에서 즐기는 게임과 같은 품질의 게임을 집 밖에서도 자유롭게 즐기고 싶다’는 게임 이용자들의 욕구를 완벽하게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KT의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직접 체험했다.
5G 스트리밍 게임서비스를 실행한 뒤 가장 처음 들었던 생각은 ‘빠르다’ 였다.
◆ 고사양 PC·콘솔 게임을 완벽하게 스마트폰을 통해 구동
개별 게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스마트폰이 5G통신망에 연결돼 있다면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게임의 메인화면에 도달하기까지 1분도 걸리지 않는다. 집에서 컴퓨터나 콘솔 게임기를 켜고 게임을 실행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빠른 수준이다.
게임 플레이 역시 쾌적했다.
마우스나 키보드로 조작하는 것과 비교하면 조금 불편할 수 밖에 없지만 조작이 어려운 1인칭·3인칭 총싸움게임(TPS·FPS)의 조작에도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다. KT가 프로모션을 통해 무료로 제공한 미니 조이스틱을 이용했더니 조작은 더욱 편해졌다.
프레임드랍(화면이 갑자기 끊기는 현상) 역시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초당 프레임 수치를 표시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측정한 결과 게임을 즐기는 도중 초당 60프레임 아래로 내려가는 일이 거의 없었다.
초당 60프레임은 플레이스테이션4 등 대부분 콘솔 게임기기가 제공하는 최대 초당 프레임 수치다.
◆ 응답시간(인풋렉) 역시 합격점
가장 우려했던 응답시간(인풋렉) 역시 5G통신망에 연결돼 있을 때는 PC나 콘솔을 이용할 때와 차이점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러웠다.
‘더킹오브파이터’ 등 대전게임을 할 때 커맨드 입력에도 지장이 없는 수준의 지연속도였다.
‘세인츠로우4’, ‘바이오쇼크인피니티’ 등 총싸움 게임, ‘핸드오브페이트’ 등 액션게임, ‘라이드3’ 등 레이싱 게임을 즐길 때도 불편함이 없었다.
◆ 외부에서 자유롭게 즐기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KT가 광고하는 것처럼 버스에서, 식당에서, 카페에서 자유롭게 이용하는 수준까지는 아직 어렵다고 느껴졌다.
5G통신망에 완벽하게 접속할 수 있는 상황에서만 서비스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는데 아직 5G통신망 구축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용 도중 잠깐이라도 통신 환경이 불안정해지면 게임을 즐기기 불가능해질 정도로 게임이 끊기고 조작이 불편해졌다.
5G통신망에 휴대폰이 연결돼 있는 상황에서도 가끔 조이스틱 조작이 고정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KT 관계자는 "지연시간이 갑자기 늘어났을 때 후속 조작을 서버가 인식하지 못하고 기존 조작을 계속 반복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류"라며 "통신환경이 나빠진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콘텐츠 측면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 나와
콘텐츠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KT 5G 스트리밍 게임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한 고객은 “제공하는 게임목록이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보다 부족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 KT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통해 실행한 '라이드3' 게임화면. 화면 오른쪽 위에 초당 프레임 수치가 59.9프레임으로 표시되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
또 다른 고객은 “캐주얼게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한글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의 가짓수가 떨어지는 것 역시 단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5G 스트리밍 게임서비스에서 제공하는 한글 게임은 전체 게임의 약 20% 정도다.
다만 한글 게임 지원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비스 초기 영어로 제공되던 보더랜드2 등의 게임이 시범 서비스가 시작되고 약 3주 만에 한글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KT 관계자는 “구체적 게임 추가 일정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간편한 캐쥬얼게임부터 소위 ‘대작 게임’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제공 게임을 늘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많은 고객들을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