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이사가 카카오뱅크의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출시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는 카카오뱅크의 비이자수익 증가에 크게 기여할 가능성이 높아 내년 기업공개를 앞둔 두 대표가 심혈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 운호영(왼쪽) ,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이사. |
12일 카카오뱅크와 카드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카카오뱅크의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는 시장 예상보다 늦은 시점인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카카오뱅크는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씨티카드 등과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는 카드사와 제휴회사가 함께 출시하는 카드로 카드사 대신 제휴회사의 브랜드가 신용카드에 노출된다.
제휴회사는 복잡한 신용카드업 인가를 받을 필요가 없고 카드회사는 제휴회사의 인지도를 활용한 마케팅이 가능해 최근 불황을 맞은 카드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하반기에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내놓는다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시 준비에만 1년 가까운 시간을 쓰는 것이다.
카드 준비에만 1년을 쓰는 사례는 카드업계에서도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 기획과 준비에는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소요시간을 평균 내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준비기간이 1년 넘는 카드가 있긴 하지만 흔한 사례는 아니다”고 말했다.
두 대표는 완벽히 준비된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통해 카카오뱅크의 비이자수익을 크게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2년 만에 1100만 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해 인터넷전문은행 주 이용층인 20~40대에서는 더 이상 대규모 고객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는 개인신용대출에 기반한 이자수익 성장세가 정체될 수 있다는 뜻으로 비이자수익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는 카카오뱅크의 브랜드 인지도와 체크카드 발급이력 등을 감안하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당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체크카드를 내놔 800만 장 넘게 발급하는 큰 성공을 거뒀다.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는 현대카드와 이베이가 함께 만든 ‘스마일카드’가 70만 명가량의 회원을 확보해 가장 큰 규모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체크카드 발급량의 10%만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있어도 이를 넘어서는 셈이다.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는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 체크카드와 달리 발급 뒤 사용자의 이용에 따라 카카오뱅크가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각각의 카드마다 카드사와 제휴회사가 맺는 수수료율 계약이 다르지만 카카오뱅크의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는 대량 발급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카카오뱅크가 매우 유리한 계약을 맺을 공산이 크다.
카드사도 카카오뱅크의 인지도를 이용해 고객을 대거 확보할 수 있고 마케팅 비용 등도 거의 들지 않아 수수료율에서 상당한 양보를 하더라도 손해를 보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가 성공한다면 내년으로 계획된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도 더욱 힘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한국거래소는 카카오뱅크처럼 영업 기간이 길지 않은 기업의 상장요건으로 상장 직전 연도의 영업이익을 매우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가 올해도 지난해 수준인 200억 원 수준의 흑자를 유지하면서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로 수익 다변화를 이룬다면 기업공개 성공은 기정사실이라는 시각이 많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내면 상당한 수수료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내부에서 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정확한 출시 시점을 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