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음료회사의 주식이 각광받고 있다. 주식시장이 약세장인데도 식음료회사 주가는 급등하고 있다.
그러나 식음료회사가 전통적으로 환율 영향을 크게 받는 데다 주가를 놓고 고평가 논란도 일고 있다.
|
|
|
▲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5월9일 '제20회 오뚜기 가족요리 페스티발'에서 한 가족이 요리한 음식을 맛보고 있다. |
오뚜기 주가는 11일 전일보다 9.02% 내린 117만 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단기간 급등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로 주가가 급락했다.
오뚜기 주가는 지난 6일 100만 원대에 안착하면서 ‘황제주’ 대열에 합류했다. 오뚜기는 최근 1인가구가 늘면서 주목받는 가정간편식시장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로 주가가 급등했다.
오뚜기 주가에 대한 관심은 자회사인 조흥으로 번졌다. 조흥 주가는 이날 전일보다 6.15% 오른 27만6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조흥은 식품첨가물과 치즈 등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다. 조흥 주가는 장중 한때 32만6천 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크라운제과는 ‘허니버터칩’으로 대박을 터뜨려 주가가 올해 들어 355%나 급등했다. 삼립식품도 모기업인 SPC그룹의 해외사업 확대에 힘입어 올해 들어 주가가 150% 이상 뛰어올랐다.
CJ씨푸드, 동원F&B 주가 역시 연초보다 각각 100%, 82% 뛰었다.
식음료회사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이 회사들의 시가총액은 올해 상반기에만 14조 원이 넘게 불어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일 기준으로 식음료회사의 시가총액은 43조8137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0% 가까이 증가했다.
식음료회사 주가가 급등하는 데는 식음료회사가 안정적 실적을 내고 있는 데다 여름이 계절적으로 성수기라는 점도 한몫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요리하는 쿡방이 인기몰이 하면서 집에서 간단히 요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식음료회사들은 가정용 식자재에 관심을 쏟으면서 마진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식음료회사의 경우 환율이 곡물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외부환경에 경영실적이 흔들리기 쉽다.
특히 올해 하반기 미국 달러화에 비해 원화 가치가 급락할 수 있는 데다 ‘슈퍼 엘니뇨 현상’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면서 곡물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
송광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환율과 곡물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원가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다만 식음료회사들이 낮은 가격에 연말까지의 곡물 재고를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당장 원가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뚜기를 비롯한 식음료회사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오르면서 고평가 논란도 일고 있다.
심은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오뚜기의 경우 주가수익비율(PER)은 23배로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 수준이 너무 높다”며 “현재 주가만 놓고 보면 결코 싸지 않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