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020년 자금흐름을 부동산에서 실물산업 등 생산적 금융 중심으로 돌리기 위한 정책을 강화한다.
은 위원장은 31일 2020년도 신년사를 내고 "우리 경제의 활력이 되살아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의 2019년 정책성과를 두고 은 위원장은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핀테크 활성화와 오픈뱅킹 시스템 도입, 혁신금융 서비스를 위한 규제완화 등 금융위가 추진했던 주요 과제들이 점차 결실을 맺는 단계에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한국 금융시장을 놓고 부정적 시각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2020년에는 국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현재의 엄중한 경제상황을 돌파하고 한국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을 얻기 위한 경제흐름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궁극적으로 체질 개선과 활력 높이기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과 같이 비생산적 분야로 자금흐름이 쏠리는 것을 막고 전방산업 등 실물경제로 자금이 더 원활하게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금융정책에 힘을 싣겠다는 의미다.
은 위원장은 "가계보다 기업, 특히 성장성이 있는 중소기업에 자금의 물꼬를 트는 다각적 정책지원과 환경조성에 힘쓰겠다"며 "선도적 정책금융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에 자금 쏠림현상을 완화할 수 있도록 부동산 안정화대책을 효과적으로 집행하고 미래가치와 성장성을 중심으로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제도도 개선한다.
은 위원장은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와 아마존을 한국경제가 닮아가야 할 좋은 선례로 꼽았다.
아마존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혁신하는 문화를 통해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난 것처럼 한국 금융권도 실패를 용인하고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핀테크 분야와 중소벤처기업에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꾸준한 규제 혁신을 추진하기로 했다.
은 위원장은 금융위가 금융당국의 역할에 충실해 공정하고 투명한 투자환경을 만들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데 더 힘쓰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소비자와 금융회사가 모두 더 강한 책임을 갖추고 투자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금융소비자법 세부 규정을 개선하는 등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미다.
은 위원장은 "금융위는 금융산업 발전과 안정, 소비자 보호라는 삼각형의 무게중심을 찾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며 "금융의 혁신적 리더십을 통해 경제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