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롯데 제품 불매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그룹 지배구조의 개선요구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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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금융소비자원은 4일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카드, 롯데백화점 등 모든 계열사에 대해 불매운동을 선포했다.
금융소비자원은 “롯데 사태는 국내 재벌의 비양심적 작태를 드러낸 단면”이라며 “국내 재벌이 사회적 책임이나 공헌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원은 “금융사들도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다는 차원에서 롯데그룹 계열사에 대한 대출과 투자를 재점검해야 할 것”이라며 “롯데그룹의 정경유착, 자금조달, 상속, 세금포탈 등에 대해서도 정부가 전면적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융소비자원은 이번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이 재벌 개인의 부를 축적하는 데 치중하는 데서 비롯된 일이라고 비난했다.
금융소비자원은 “재벌이 내부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 극히 가족적, 족벌적 경영으로 경제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번 롯데 사태를 계기로 이런 문제를 완전히 뿌리뽑을 수 있도록 경제주체들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소비자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금융소비자원은 국내외 관련 단체들과 연대해 재벌들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시장경제를 조성하는 데 역할을 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소수 지분을 보유한 오너의 독단적 경영행태가 드러나면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고령의 아버지를 두고 형제가 벌이는 경영권 다툼이 탐욕스럽게 비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일본 기업이라는 정체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인터넷게시판과 SNS 등을 중심으로 롯데제품 불매 여론이 높아지긴 했으나 소비자단체가 나서 공식적으로 불매운동을 선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그룹은 국내 대표적 유통 대기업인 데다 식음료나 제과 등 소비재 생산과 판매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소비자 불매운동이 본격화할 경우 롯데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매출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4일 성명을 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나타난 불투명한 지분구조와 순환출자고리 해소에 정부와 금융당국이 나설 것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공정위가 롯데그룹의 정확한 지분구조와 순환출자고리 등을 규명해 허위사실을 밝히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실련은 또 “롯데그룹은 외국기업으로 분류돼 취득세와 등록세 등의 납부를 면한 적 있고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세청이 이를 면밀히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롯데그룹이 면세사업에서 특혜를 받고 있다며 관련 법 개정을 주장했다.
경실련은 “면세사업에서 관련 매출대비 0.05%라는 낮은 특허수수료를 통해 독점이윤을 보장받아 왔다”면서 “정부와 국회가 법 개정을 통해 가격경쟁방식(경매방식)으로 전환해 사업권 가치를 명확히 하고 면세점 사업에 대해 별도의 분리공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