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19-12-13 14: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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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보와 시그넷이브이가 정부의 전기차산업 육성 의지에 사업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증권업계와 기업신용평가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며 정부가 전기차산업에 지원예산을 확대 편성하는 등 육성에 속도를 내며 전기차 관련 업계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 이상율 천보 대표이사.
천보와 시그넷이브이는 각각 전기차용 2차전지소재와 전기차 충전기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꼽힌다.
코스닥 상장기업 천보는 첨단소재 제조기업으로 2차전지용 전해액 첨가제 품목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최초로 전기차용 2차전지 핵심 전해질을 상용화했다.
천보는 전기차용 2차전지를 생산하는 LG화학, 삼성SDI 등에 전해질을 공급하고 있어 국내 전기차시장 확대에 따라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
2차전지 전해액은 2차전지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의 이동통로를 제공하는 매개체로 유기용매, 전해질, 첨가제로 구성된다. 전해질은 용매에 녹아서 이온으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소재로 2차전지의 충·방전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소재다.
박광태 나이스평가정보 책임연구원은 “천보는 LiFSi, LIDFOP 등 생산 난도가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국내시장 점유율 6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해 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며 "현재 2차전지의 안정성, 수명, 에너지밀도, 수율 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해질(LiBOB, LiBF4 등) 및 전해액 첨가제(ESA, BT-A, PA-7, TA3 등)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해당 소재의 상용화 때 시장 지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보 관계자는 “전기차시장의 급속한 성장으로 전기차용 2차전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존의 전해질 소재보다 천보가 개발한 전해질 및 첨가제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다양한 2차전지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소재를 개발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보는 2018년에 2차전지 소재사업에서 매출 158억4400만 원을 내며 2017년 같은 기간보다 45.5% 늘어났다. 2019년 들어서도 3분기까지 이미 매출 127억1900만 원을 달성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그넷이브이는 글로벌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인 ABB의 뒤를 이은 글로벌 점유율 2위의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로 코넥스에 상장돼 있다.
시그넷이브이는 2006년부터 전기차용 충전기 연구개발을 해왔으며 2011년 일본 급속충전기 규격인 차데모(ChAdeMO) 인증을 시작으로 현대기아차, BMW, 포드, 폭스바겐, 닛산 등의 전기차에 각각 국내 최초로 매칭테스트를 완료해 충전기 납품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350킬로와트(KW)급 초급속충전기가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데 충전케이블에 냉각시스템이 장착돼 케이블의 두께를 크게 늘리지 않고 고전류 충전이 가능하며 폭발위험성이 거의 없어 안정성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그넷이브이는 우수한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국내외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의 주요 업체로 지속적으로 선정되는 등 시장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정홍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그넷이브이는 해외 수주뿐만 아니라 국내 공공부문 및 민간부문에서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며 “2019년 하반기 정부에서 추진한 전기차 충전기 공급업체 가운데 하나로 선정돼 100킬로와트급 300기를 연말까지 공급해 실적이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부는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방안과 혁신성장산업인 친환경차산업 육성을 위해 전기차산업 지원에 힘쓰고 있다.
국회는 2020년 전기자동차 보급 및 충전인프라 구축 분야 예산에 정부안 7380억 원에 620억을 추가한 8000억 원을 배정해 전기차산업 육성에 힘을 더 실었다. 2020년 예산은 2019년 본예산보다 48% 늘어나게 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1일 미래차 등 '빅3' 분야 혁신성장 지원전략을 발표하며 2차전지 등 친환경차 핵심부품의 기술력과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성장을 지원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미래차를 포함한 '빅3' 분야의 잠재력 있는 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