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가로로 접는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을 통해 ‘갤럭시폴드’로 거머쥔 폴더블폰시장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을까?
미국 모토로라가 가로로 접는 ‘클램셸(조개껍질)’ 폴더블폰을 먼저 선보여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삼성전자는 이미 갤럭시폴드로 폴더블폰시장을 선점한 만큼 가로로 접는 폼팩터(제품 형태) 또한 주도하게 될 공산이 크다.
8일 외국언론을 종합하면 최근 공개된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는 시장에서 대체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화웨이 메이트X 등 기존 폴더블폰과 비교해 휴대가 간편하고 경첩(힌지)을 개선해 디스플레이 주름 걱정을 덜게 한 부분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로로 접는 디자인 자체가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레이저는 휴대폰을 닫아 전화를 끊는 기능을 제공한다”며 “2005년으로 돌아간 것처럼 느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레이저가 피처폰 시절 기본 형태였던 ‘폴더폰’의 향수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가로로 접는 폼팩터에 우호적 반응이 따르고 있어 삼성전자는 소비자의 반응을 어느 정도 확인한 상태에서 다음 폴더블폰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삼성전자에도 가로로 접는 스마트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IT전문매체 샘모바일은 “갤럭시폴드는 스마트폰인지 태블릿PC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반면 클램셸 디자인은 정체성이 덜 혼란스럽고 제조비용도 저렴해질 수 있어 삼성 팬들에게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가로로 접는 폰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제품 공개시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2020, MWC(세계 모바일 박람회)2020 등 내년 1~2월로 예정된 대규모 전자기기 박람회와 연계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삼성전자의 다른 경쟁기업들도 가로로 접는 폰을 준비하고 있다. 화웨이, 샤오미, TCL 등 중국 기업들이 가로로 접는 스마트폰의 디자인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가로로 접는 폼팩터 역시 삼성전자가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폴드를 통해 경쟁기업보다 폴더블폰시장을 선점한 데다 출시 초기 내구성 논란을 거치며 폴더블폰 사용환경을 개선하는 경험을 얻었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기업들은 화웨이를 제외하면 처음으로 폴더블폰을 출시하는 만큼 제품 완성도에 관한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디스플레이 내구성을 확보하는 문제가 가장 크다.
화웨이 메이트X는 중국 BOE 디스플레이를 채용했는데 최근 일부 제품에서 접히는 부분의 화면이 검게 변색하는 사례가 알려졌다. 모토로라 레이저도 BOE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것으로 파악돼 정식으로 출시된 뒤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2019년 갤럭시폴드의 완판 사례는 향후 출시될 폴더블폰 판매 가능성을 확인하는 첫 발이었다”며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클램셸 폴더블폰으로 가격, 휴대성, 내구성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