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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최초의 쿠데타 주역, 신동빈인가 신동주인가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5-07-30 17: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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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에서 벌이지고 있는 ‘형제의 난’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롯데제과 지분경쟁 때부터 잉태된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다툼의 뿌리가 깊은 셈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제과 지분을 매입하자 한국 롯데그룹의 경영권도 노리고 있다고 보고 신 전 부회장을 제거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를 한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그룹 형제 싸움이 신동빈 회장과 신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의 대결구도로 펼쳐지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 쌓여온 형제갈등

신 전 부회장은 2013년 롯데제과 지분을 추가로 매수해 갈등의 씨앗이 됐다는 해석에 대해 지분매입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최초의 쿠데타 주역, 신동빈인가 신동주인가  
▲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9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제과 지분을 추가매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오해가 있다”며 “2013년 아버지가 회사 주식을 사라고 말씀해 산 것이며 신동빈 회장에 대항하려고 주식 지분을 늘리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를 나눠 경영한다는 불문율을 깬 것도 신동빈 회장이라고 신 전 부회장은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은 “형제간 분업체제를 생각해 나는 사업에 불필요하게 참견하지 않았다”며 “단지 신동빈 회장은 생각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롯데그룹의 모회사인 데다 롯데그룹 유통부문 지주사격인 롯데쇼핑 지분을 7.86% 보유하고 있다. 롯데알미늄과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계열사 지분도 보유하고 있어 롯데그룹 지배구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2013년 6월 100억 원을 들여 롯데제과의 지분을 사들여 신 전 부회장과 지분격차를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신 전 부회장은 2013년 8월부터 지난해까지 롯데제과 주식을 꾸준히 매입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제과 지분 3.95%를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은 롯데제과 지분 5.34%를 소유하고 있다.

형제의 지분격차는 2013년 신 전 부회장이 주식 매입에 나서기 전 1.86%에서 1.39%까지 줄어든 상태다.

◆ 신동빈이 먼저 쿠데타를 일으켰나

신 전 부회장이 롯데제과 지분을 늘리자 신 회장은 이때부터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을 모두 장악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를 해 온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이를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 전문경영인인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고 쓰쿠다 대표는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장악하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롯데그룹 최초의 쿠데타 주역, 신동빈인가 신동주인가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 전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쓰쿠다 대표를 통해 왜곡된 정보가 신 총괄회장에게 전달돼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추방됐다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은 한 번 마음먹으면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성격이어서 쓰쿠다 대표가 한 말이 옳지 않다고 설명하느라 힘들었다”며 “5월부터 내 말을 들어주는 상황이 돼 신 총괄회장이 쓰쿠다 대표 해임을 지시했으나 그는 평상시처럼 출근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오른 대목도 신 전 부회장은 의문을 제기했다. 신 총괄회장의 뜻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신 회장이 신 전 부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물러나게 한 뒤 ‘궁중 쿠데타’ 형식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올라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을 장악했다는 주장인 셈이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이 한일 양국에서 경영한다는 신문기사가 나온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이에 분노한 신 총괄회장이 18일 신 회장을 일본롯데그룹 임원에서 해임시켰는데 신 회장은 아버지에게 얼굴도 안 보이고 사임도 안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16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을 당시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을 받들어 한국과 일본의 롯데사업을 모두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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