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의 장기 운송계약 선박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최근 주력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림그룹을 지원사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추성엽 팬오션 대표이사 사장.
벌크선사인 팬오션은 2015년 하림그룹에 인수되면서 꾸준히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2020년에 장기 운송계약 선박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하림그룹의 실적을 방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팬오션의 장기 운송계약 선박은 3분기 기준으로 30척인데 2020년에는 새롭게 운항하는 장기 운송계약 선박이 늘어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팬오션은 2020년부터 브라질 펄프회사 수자노와 체결한 장기운송계약에 따라 펄프운반선 2척의 운항을 추가로 시작하고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와 체결한 장기 운송계약에 따라 초대형 광석운반선(VLOC) 5척 등을 추가로 투입한다. 이를 통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은 약 690억 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2020년 벌크선업황도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팬오션은 실적 증가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2020년 해운시황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벌크선화물지수(BDI)는 올해 1349 포인트에서 2020년에는 6.7% 개선된 1440 포인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물동량과 선박 공급량 수급비율은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이지만 브라질 댐 붕괴로 주춤했던 브라질 철광석 수출이 정상화되면서 2020년에는 벌크선화물지수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은 것이다.
또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따라 개조비용이 많이 들거나 연비가 떨어지는 노후선박이 폐선절차를 밟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벌크선화물지수를 개선하는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20년 벌크선 시황은 국제해사기구의 황산화물 규제에 따라 노후선박 폐선이 증가하면서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해소가 동반되면 큰 폭의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오션은 보유선박 85척 가운데 17척에 스크러버(탈황설비)를 장착했으며 도입할 것으로 예정된 선박 17척 가운데 11척에 스크러버를 도입하기로 해 규제에 대비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팬오션이 2020년에 매출 2조7850억 원과 영업이익 242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실적 전망치보다 매출은 10.3%, 영업이익은 11.5% 늘어나는 것이다.
팬오션의 밝은 실적 전망은 하림그룹에 빛이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팬오션은 하림그룹 매출에서 31%를 담당하고 있고 영업이익에서는 하림그룹 영업이익의 53%를 차지하고 있다.
하림그룹은 그룹 전체 매출의 약 54%를 담당하고 있는 축산부문 계열사인 하림이 최근 흔들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팬오션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하림은 닭고기 공급과잉으로 닭고기값이 하락하고 있어 2019년 들어 9월까지 493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팬오션은 원가절감과 운항효율성 극대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안정적 성장을 이뤄 그룹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팬오션 관계자는 “2020년 새로 인수하는 장기 운송계약 선박을 바탕으로 해외 화주와 우호적 관계를 이뤄 점진적 영업확대를 이룰 것”이라며 “시장 대응력 및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기업의 면모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