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가 발행어음 사업자 대열에 동참할 수 있는 4조 원대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로 도약을 서두를까?
14일 증권업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하나금융투자가 올해 꾸준히 순이익 규모를 늘릴 수 있었던 주요 배경으로 3조 원 대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한 투자금융(IB) 경쟁력이 꼽힌다.
하나금융투자는 3분기 말 기준 누적 순이익이 211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9% 늘었다.
대다수 증권사들이 주식시장 불확실성에 발목 잡혀 분기 순이익이 줄었지만 하나금융투자는 투자금융 및 자기자본투자 등에서 다각화를 꾀하며 ‘선방’을 넘어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투자금융부문에서 순이익 1059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2% 증가했다.
전체 순이익에서 투자금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50.04%에서 51.61%로 소폭 확대됐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투자가 투자금융부문에 더욱 힘을 싣기 위해 현재 3조 원 대 수준인 자기자본을 조만간 4조 원 대 이상으로 불리는 데도 적극 나설지 주목된다.
증권사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면 발행어음사업을 벌일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 투자여력이 훨씬 커진다는 장점이 있다.
발행어음사업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가 만기 1년 이내로 자체 신용에 따라 발행할 수 있는 어음이다.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투자금융사업의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현재 발행어음사업을 벌이고 있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세 곳이다. 신한금융투자도 조만간 초대형 금융투자회사 인가를 신청하고 발행어음 사업자 대열에 동참할 계획을 세워뒀다.
그동안 하나금융투자에 꾸준히 자금을 지원해 온 하나금융지주로서도 추가 지원을 놓고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월 말 기준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3조4298억 원으로 4조 원을 넘기기 위해서는 5700억 원가량이 필요하다.
하나금융투자가 올해 순이익 2500억 원 정도를 낼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를 모두 이익잉여금으로 돌리면 하나금융지주로선 3천억~4천억 원가량만 지원하면 된다.
지난해 하나금융지주는 하나금융투자로부터 배당금 1505억 원을 받은 뒤 이를 포함해 1조2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 차원에서도 하나금융투자가 지원받은 금액으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추가 지원을 위한 명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 시기를 놓고서는 확정짓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을 달성해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가 되면 발행어음사업 등 여러 장점이 많다”면서도 “다만 구체적 유상증자 시기는 단정 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