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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과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
삼성물산이 2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합병 전 마지막 경영실적이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비율을 산정하기 위해 실적과 주가를 관리했다는 의심도 받아왔다.
증권 전문가들은 삼성물산이 2분기에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3분기부터 적극적으로 실적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제일모직과 합병의 당위성을 시장에 납득시키려면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23일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삼성물산은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 9월1일자로 제일모직과 합병한다. 삼성물산의 마지막 실적인 셈이다.
삼성물산의 2분기 실적에 대한 예상은 갈수록 부정적이다.
삼성물산이 2분기에 거뒀을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6월까지만 해도 1100억 원 수준이었으나 최근 700억 원대로 급감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2분기 실적과 관련해 “건설부문은 국내외 수주부진으로 매출이 둔화하고 해외현장은 원가율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33%나 축소될 것”이며 “상사부문은 원자재 하락 영향으로 영업이익 증가가 5.6%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이슈가 불거진 2분기 사실상 정상적 경영활동을 하지 못했다.
최치훈 사장과 김신 사장 등 삼성물산 경영진은 6월 한 달 동안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투자자들을 만나며 설득작업을 벌였다. 김신 사장이 “회사가 정상적 경영활동을 전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낼 정도였다.
제일모직과 합병을 놓고 엘리엇메니지먼트와 벌인 공방전이 2분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삼성물산이 합병 뒤 시너지를 강조하기 위해 잠재손실을 이번 2분기에 최대한 반영하는 이른바 ‘빅배스’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하게 되면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에 오르고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 된다. 따라서 삼성물산의 향후 실적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삼성물산이 향후 경영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실요소들을 모두 털고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3분기부터 경영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실적부터 합병법인 실적으로 발표되기 때문에 합병의 시너지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시장의 기대치에 걸맞는 경영실적을 내야 한다.
김선미 연구원은 “합병 삼성물산은 단기적으로 영업 시너지는 크지 않으나 안정적 지배체제에서 국내외 수주를 적극적으로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물산은 국내 1위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을 보유하고 있으나 올해 주택 신규수주가 한 건도 없었다. 주택시장이 호황으로 접어들었는데도 삼성물산이 수주에 소극적으로 나서자 삼성물산이 주택사업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다시 브랜드 파워를 무기로 재건축·재개발 수주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은 1조2천억 원 규모의 대형 재건축사업인 서울 강남구 개포8단지 입찰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반포주공1단지, 신반포15차 등 수주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해외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신 사장이 해외출장을 떠나면서 22일 삼성 사장단회의에 불참했다. 그동안 미뤄뒀던 해외 영업활동에 다시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올해 상반기에 해외수주가 1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대형수주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일본계 기업과 컨소시엄을 맺고 총 30억 달러 규모의 카타르 민자발전소 건설 수주가 유력하다. 삼성물산은 또 삼성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맺어 참여한 10억 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LNG터미널 프로젝트도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