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의 매각가격을 놓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조 원을 주장하는 반면 산업은행 등 일부 채권단은 실사 결과인 6500억 원도 괜찮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 운영위원회는 산업은행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가격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자 운영위원회 회의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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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산업은행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당분간 매각가격에 대한 검토를 추가로 진행하기로 했다.
운영위원회는 채권단 지분 57.6%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6개 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금호산업 지분 8%를 확보하고 있어 매각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금호산업 매각가격과 관련해 충분한 프리미엄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로 경영권도 보유한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채권단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매각가격이 낮아질 경우 손해도 가장 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 금호산업 실사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 100%를 더해 1조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산업은행 등 일부 채권단은 현재 주가가 1만8400원인 만큼 3만1천 원이면 이미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값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같은 의견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앞서 현재의 주가수준을 감안할 때 주당 3만1천 원이면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주당 3만1천 원을 적용했을 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50%+1주의 가격은 5300억 원 정도로 낮아진다.
회계법인의 실사가격인 주당 3만1천 원을 수용하자는 채권단은 박 회장이 이번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할 경우 매각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되면 금호산업 본입찰에 실패한 사례를 보더라도 적당한 인수자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본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최대한 비싸게 팔되 박삼구 회장이 인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시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