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9-11-1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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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생수 브랜드 ‘삼다수’의 떨어지는 시장 점유율에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 부회장은 공격적 판촉활동 등을 통해 점유율 회복을 노리고 있지만 여의치 않으면 향후 삼다수사업에서 손을 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 광동제약이 판매하는 생수 '삼다수'.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이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30%대에 머물면서 최 부회장의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삼다수의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은 7월 말 기준 37.8%로 2018년 7월 40.5%보다 2.7% 포인트, 2015년 45.7%와 비교해서는 8% 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2018년 말 생산공정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해 공장 가동이 잠시 중단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또 경쟁회사들이 생수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점 등이 삼다수의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회사 제품이 삼다수보다 20% 정도 싼 데다 대형마트에서는 이보다 훨씬 싼 자체브랜드 상품을 내놓으면서 국내 생수시장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는 점유율이 2015년 8.2%에서 올해 7월 13.8%까지 올랐고 농심 백산수가 8.5%로 점유율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삼다수 매출은 광동제약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삼다수의 부진은 광동제약에 실적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광동제약은 올해 10월부터 일부 편의점에서 처음으로 삼다수 1+1행사를 펼치는 등 점유율 회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삼다수가 1+1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제품이 출시된 뒤 2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정기 배송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삼다수는 2018년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주문, 결제할 수 있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모바일로 주문하면 제품 배송 주기와 요일을 선택해 원하는 날짜에 맞춰 삼다수를 배송해주는 정기 배송서비스다. 모두 무료배송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가 9월 일제히 초저가 생수를 선보이면서 국내 생수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며 “삼다수가 이례적으로 1+1행사를 펼치는 것도 이런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SSM)를 제외한 소매부문 유통만 담당하게 된 광동제약은 이전과 같은 삼다수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광동제약은 2017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진행한 이번 삼다수 위탁판매권 입찰에서 비소매용(업소용) 판권을 LG생활건강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에게 내줬다. 광동제약은 2018년부터 슈퍼마켓과 온라인, 편의점 등 소매용 채널에서만 삼다수를 팔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다수 판권계약이 만료되는 2021년에는 광동제약이 삼다수사업에서 손을 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판권을 유지할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최 부회장이 광동제약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삼다수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삼다수 판권포기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계약기간이 상당기간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삼다수 판권 관련 답변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