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19-11-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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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양자암호통신사업에서 순항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5G통신시대에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난해 스위스의 양자암호통신기업 IDQ을 인수한 뒤 기술 고도화에 힘을 쏟아 성과를 내고 있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10일 SK텔레콤 관계자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해 4분기에 양자암호통신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기술인 양자난수 생성기(QRNG) 제품을 다양화하고 이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반도체가 사물마다 용도가 다르듯 양자난수 생성기도 사물에 따라 제품을 모두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며 “이 때문에 기술 고도화가 가장 중요하고 이에 지속적으로 힘을 쏟아 성과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4분기에 상용화한 양자난수 생성기는 자율주행차량 전용 초소형 칩셋과 데이터센터 전용 초고속 장비 등이다. 이 장비가 적용되면 자율주행차량과 데이터센터에서도 양자암호통신을 통해 보안 걱정 없이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사업에서 이미 성과도 냈다.
자회사 IDQ는 최근 유럽연합(EU) 산하의 ‘양자 플래그십’ 조직이 추진하는 ‘오픈 QKD’ 프로젝트에 양자키 분배기 공급사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양자키 분배기는 0과 1의 속성을 동시에 갖는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해킹이 불가능한 암호키를 만들어 송신자와 수신자에 나눠주는 기술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다른 기업이 시험망을 구축하는 정도로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것과 달리 IDQ는 실제 상용화된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이번에 유럽연합에서 수주한 사업에서 IDQ가 가장 많은 구간에서 양자키 분배기를 설치하게 된 것은 IDQ의 앞선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은 3년 동안 1500만 유로(200억 원)을 투입해 양자암호통신 시험망을 일차적으로 구축하는데 IDQ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과 연구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구간에 양자키 분배기 공급을 맡아 14개 구간에 양자암호통신 시험망을 구축한다.
박 사장이 지난해 700억 원을 들여 양자암호통신기업 IDQ를 인수하며 양자암호통신 개발에 힘을 쏟는 이유는 5G통신에서는 보안의 중요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5G통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자동차, 병원, 공장 등 다양한 산업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이 통신과 연결되게 된다. 사용자의 편의성은 더 높아지지만 그만큼 해킹으로 입을 수 있는 피해도 커지게 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에 따르면 세계의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스마트홈 서비스 등 인터넷과 연결되는 기기 수는 2018년 220억 개에서 2025년에는 386억 개로 2배 가까이 늘어난다.
박 사장은 2018년 2월 IDQ를 인수하며 “오프라인 사물들이 무선화 되는 5G통신시대에는 안전이 통신의 새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며 “SK텔레콤 고객에게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5G통신망을 제공하겠다”고 말하며 5G통신에서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세계 양자암호통신시장 규모가 2018년 1억 달러에서 2023년 5억 달러로 연평균 38%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텔레콤은 2018년 2월 스위스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에 투자해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IDQ는 양자암호통신 매출 기준 및 특허 보유 기준으로 세계 1위 기업이다.
2019년 8월14일 기준 SK텔레콤은 IDQ의 지분 63.9%를 들고 있다. SK텔레콤은 IDQ 인수 뒤 2011년부터 운영하던 양자기술연구소를 IDQ로 통합하고 스위스와 한국, 미국, 영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