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경영진 진용이 새로 짜였다.
MBK파트너스는 카드업계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롯데카드를 매력적 매물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을 살펴보면 ‘전문성’과 ‘책임’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인사와 조직개편을 놓고 예상보다 큰 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부사장이 무려 4명이나 탄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롯데카드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그동안 롯데카드에는 부사장 없이
김창권 대표이사 사장 아래 전무 한 명만 둬왔다.
기존 롯데카드가 김 사장체제였다면 앞으로 김 사장 아래 4명의 부사장이 각 부문을 맡아 이끈다. 자연스럽게 권한과 함께 책임도 강화될 것으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석동일 부사장이 경영전략본부장, 박익진 부사장이 마케팅디지털본부장,
구영우 부사장이 금융채권본부장을 맡았다. 이 세 명은 모두 외부에서 이번에 영입됐다.
박두환 부사장은 전무에서 승진해 영업본부를 이끈다. 유일한 내부승진자다.
외부 출신 3명 가운데 2명은 MBK파트너스와 함께 호흡을 맞춰본 적이 있다.
박익진 부사장은 오렌지라이프에서 4년 넘게 근무하며 부사장까지 지냈다. MBK파트너스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한 뒤 2014년 현대카드에서 영입했다. 컨설팅회사와 한국시티은행,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등을 거쳐 금융업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박 부사장이 오렌지라이프에서 MBK파트너스와 좋은 호흡을 보여줬던 만큼 이번 영입도 어느 정도는 예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부사장은 롯데카드 인수 과정에서도 숨은 조력자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석동일 부사장은 1988년 삼성카드에 입사해 30년 동안 삼성카드에 몸담은 카드 전문가다. MBK파트너스가 카드사를 인수했던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만큼 30년 동안 카드업계에서 다양한 분야를 두루 거친 석 부사장이 MBK파트너스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영우 부사장 역시 MBK파트너스와 인연으로 주목받는다.
구 부사장은 한미캐피탈 상무와 HK저축은행 대표, 한국리테일투자운용 대표를 지냈다. 한국리테일투자운용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통해 설립한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다. 구 부사장은 HK저축은행을 인수한 MBK파트너스로부터 이직 제의를 받고 2009년 HK저축은행으로 옮겨 대표이사까지 지냈다.
MBK파트너스는 각 부문에 전문가를 영입하는 동시에 조직안정에도 신경을 썼다.
김창권 사장이 자리를 지켰고 부사장 가운데 한 명은 내부 출신으로 채웠다.
그동안의 전례를 봤을 때 구조조정 가능성 등을 놓고 노사가 갈등의 불씨를 안고 있는 만큼 내부 출신에게 ‘가교’ 역할을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MBK파트너스가 김 사장의 경영능력을 높게 산 점도 김 사장의 유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카드는 상반기에 순이익 478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3.5% 감소했지만 카드수수료 인하 등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한 데다 롯데카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외부 충격에 약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사장이 2007년부터 롯데그룹에 몸 담아왔던 만큼 김 사장에게 롯데그룹과 연결고리 역할도 기대하고 있을 수 있다.
롯데카드는 여전히 롯데그룹 계열사 의존도가 높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지분 20%가량을 보유하고 있고 롯데카드 이름도 ‘롯데’라는 브랜드 파워 때문에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