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하는 후보들은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존 주식(31%)를 놓고 얼마를 지불할지와 신주 유상증자에 얼마나 참여할지를 모두 써내야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본입찰에서는 예비입찰과 달리 구체적 유상증자 최소금액으로 8천억 원이 제시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채 총괄부회장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에서 금호산업이 보유한 기존 주식의 인수대금 및 신주 유상증자에 참여할 금액을 합해 투찰가격으로 얼마를 쓸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당초 애경그룹이 즉각 조달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규모는 약 4천억 원으로 추산됐다. 당장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애경그룹이 실사까지만 참여하고 영업비밀만 챙겨 떠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 때문인지 아시아나항공이 실사 과정에서 항공기 리스계약과 각종 용역 계약 및 부채계약과 관련한 자료를 내놓지 않는 등 잡음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21일 애경이 1조 원 규모의 운용자산을 확보하고 있는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을 잡으면서 인수자금에 대한 우려는 덜게 됐다. 인수 과정에서 애경의 위상이 높아져 남은 실사 과정에서 채 총괄부회장의 입김도 세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애경이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으면서 인수자금과 관련한 의구심은 해소했다는 분위기”라며 “금호산업으로서는 올해 안으로 매각을 성사하지 못하면 매각 주도권을 산업은행에게 뺏길 수 있는 만큼 앞으로는 애경을 향해 취해왔던 부정적 태도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채 총괄부회장은 향후 실사결과를 보고받은 뒤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인수구조나 금액 등을 협의해 나갈 것으로 파악된다.
실사 과정은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등 자문회사들과 함께 인수대상 회사가 처한 위험을 파악함으로써 가격에 반영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실사 과정에서 나온 진술과 보장을 통해 추후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채 총괄부회장이 적정 투찰가격을 책정하는 것을 고려함과 동시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떠안을 부채조건을 채권단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로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9조에 달하는 만큼 실사 과정에서 위험요소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작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부채를 떠안게 되는 상황에서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합리적 인수조건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일반적 인수합병 과정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도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 세부내역 조절 과정에서 인수계약이 무산되는 사례가 있다”며 “결과는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은 11월7일에 진행되는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뤄지면 11월 안으로 주식 매매계약 체결 과정이 진행된다.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 관계자는 “구체적 일정과 관련한 내용이나 세부사항은 아직 매각이 진행 중인 관계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