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오는 12월 취항하는 하와이 항공권의 판매를 시작했다.
대한항공 항공권의 절반밖에 안 되는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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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공략층을 달리해 전체 수요를 늘리려 한다.
대한항공을 통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진에어를 통해 일반 관광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에어가 대한항공의 항공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에어는 14일부터 진마켓을 통해 하와이 왕복 항공권을 최저 55만9600원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에서 하와이를 오갈 수 있는 직항 항공권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진에어는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350석 규모의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해 오는 12월 하와이에 취항한다. 하와이는 갈 때 7~8시간, 올 때 10~11시간이 걸리는 장거리 노선이다.
첫 취항일인 12월19일 한국에서 출발해 12월24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항공권의 가격은 61만600원이다.
같은 날 출발하는 대한항공 항공권은 일반석 기준으로 118만4400원부터 247만4400원까지다. 일등석은 780만6700원이다.
최저가 기준으로 가격이 2배 가까이 차이나면서 진에어가 대한항공의 항공수요를 일부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하와이는 관광수요가 많아 가격에 민감한 편이다.
진에어는 저비용항공사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좁은 좌석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했다.
진에어는 하와이에 취항하는 항공기에 이코노미 플러스 좌석 40석을 운영한다. 요금을 더 내면 일반 이코노미 좌석보다 앞뒤 간격이 6인치 넓은 이코노미 플러스 좌석에 앉을 수 있다.
진에어는 현재 이 좌석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수하물을 다른 승객들보다 먼저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진에어는 흔히 승객들이 저비용항공사에 대해 품고 있는 인식 가운데 하나인 안전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대한항공이 조종사와 정비 등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대한항공에 모든 정비를 위탁하고 있어 대한항공과 동일한 수준의 정비를 그대로 받고 있다. 조종사의 채용와 훈련과정에서도 대한항공의 지원을 받는다.
진에어는 하와이노선을 시작으로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저비용항공시장에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자 중장거리 노선을 통해 활로를 찾으려 한다.
반면 대한항공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강화하며 일등석이 없는 진에어와 차별을 꾀한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가격경쟁력에서 밀리지만 고급 이미지를 다진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일등석 좌석에 미닫이문을 설치한 새로운 항공기를 선보였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이런 좌석을 확대설치해 편의성을 높이려 한다.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당분간 상호보완의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과거 괌 노선에서 시간대를 달리해 운항하면서 전체 탑승객이 크게 증가하는 효과를 얻었다.
대한항공이 괌 노선을 단독 운항했던 2009년 약 18만 명이었던 수송객은 진에어가 함께 운항한 2013년 35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