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국민연금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경실련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게 되면 국민혈세가 낭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1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는 근거를 명확히 밝힐 것을 주문했다.
|
|
|
▲ 최정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가 13일 서울 동숭동 경실련에서 열린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관한 경실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국민연금은 10일 투자위원회를 열어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입장을 결정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국민연금의 선택이 시장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이를 17일 주주총회까지 밝히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미 업계에서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1.21%를 확보해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할 경우 합병 성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정표 경실련 공동대표는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주식을 제일모직 주식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합병안은 삼성물산 가치가 저평가돼 국민연금 주인인 연금가입자가 불이익을 당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ISS 등 세계적 의결권 자문기관이 삼성물산 합병반대를 권고했다는 점을 들며 국민연금의 결정 배경을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국민연금은 이런 중요한 사안에 대한 결정을 의결권전문위원회에 맡기지 않은 합리적 이유를 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실련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혈세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상인 전경련 재벌개혁위원은 “엘리엇매니지먼트가 ISD(투자자-국가간분쟁해결제도)를 제기할 경우 국민연금의 불투명한 의사결정 때문에 정부가 엘리엇매니지먼트에 패소할 수 있다”며 “소송비와 손해배상금은 전부 국민의 혈세인 정부재정에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무산될 경우 두 회사의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는 예상도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제일모직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돼 있다면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연금은 장기투자자인데 단기 주가하락을 고려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