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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유럽연합 견제받아 현지 전기차배터리 공략 차질빚을까 주시

석현혜 기자 shh@businesspost.co.kr 2019-10-15 18: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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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헝가리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고 있는 상황에서 뜻밖의 변수를 만났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서 헝가리 정부의 삼성SDI 공공자금 투자를 두고 적합성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히면서 공장 증설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삼성SDI, 유럽연합 견제받아 현지 전기차배터리 공략 차질빚을까 주시
▲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15일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 전기차 배터리업체의 보조금과 관련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공개적으로 조사를 시작하면서 유럽연합이 유럽 배터리산업 보호를 위해 보수적으로 돌아선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헝가리 정부가 삼성SDI의 헝가리 공장 증설에 1억800만 유로(한화 약 1억4천만 원)를 지원할 것이라고 전해왔다”며 “유럽연합은 헝가리 정부의 지원계획이 유럽연합의 보조금 규정에 적합한지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헝가리가 삼성SDI의 헝가리 공장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계획이 정말로 필요한지, 유럽연합의 결합을 해치거나 경쟁을 왜곡하지 않는지 면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연합의 이번 발표는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의 유럽 현지 공장 투자를 반기던 지금까지의 분위기와는 상반된다.

한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인건비가 싸고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유럽 완성차업체와 거리가 멀지 않은 동유럽에 경쟁적으로 공장을 짓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인 SNE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LG화학은 폴란드에 6GWh 규모의 공장을 운영하고 증설을 위해 투자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헝가리에 9Gwh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유럽 정부는 배터리 제조업체들을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고 지역경제를 견인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다”며 “각종 세제혜택은 물론 한국 기업을 위한 전담직원을 배치한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업체가 공장을 짓고 운영하면 해당 국가에서 정부 보조금이 나올 때 유럽연합이 실사를 나와 조사하는 것은 통상적인 수순”이라며 “다만 유럽연합이 공개적으로 조사를 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올해 6월만 해도 유럽연합은 폴란드 정부가 LG화학이 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운영하는데 3600만 유로(한화 약 47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승인했다. 당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LG화학의 투자계획은 7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보조금 지급이 지역경제 발전에 미칠 긍정적인 효과가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SDI의 헝가리 공장 보조금을 놓고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삼성SDI는 2017년부터 헝가리 공장에 약 1조6천억 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계속 증설 중이다. 헝가리 공장은 지난해부터 가동을 시작해 유럽 완성차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업계에서는 삼성SDI의 투자규모나 보조금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유럽연합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미 헝가리와 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 관련 업체들이 들어섰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을 의식한 조사라는 의견도 있다. 

중국 배터리업체인 CATL은 독일에 2023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42GWh규모의 생산시설을 짓고 있으며 최근 이를 100GWh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업체인 BYD도 최근 유럽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해 지역을 물색 중인데 헝가리도 후보지 중 한 곳으로 알려졌다.

유럽 완성차업체들도 자체 배터리 개발 및 생산에 뛰어들고 있어 유럽의 전기차 배터리시장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스볼트는 2023년까지 유럽에 32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설비를 짓겠다고 밝혔으며 폴크스바겐도 2022년까지 14GWhm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신설할 계획을 세웠다.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유럽 배터리 컨소시엄도 올해 안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약 130억 원을 들여 2017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 확보와 핵심소재 연구 및 개발, 제조와 사용 및 재활용까지 자급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유럽배터리연합을 출범했다.

유럽의 전기차시장은 2021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한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유럽의 전기차 배터리시장은 2025년까지 2500억 유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는 보고서에서 “유럽연합은 자동차산업 관련 일자리를 보호하고 아시아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고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이 유럽에 진출한 아시아 배터리 제조업체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은 유럽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 유럽연합 기업들을 지원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조사와 관련해 파악 중이라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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