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는 기존 태양광 발전사업과 에너지저장장치사업(ESS)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폴리실리콘과 카본블랙업황의 동반부진을 버틸 힘을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 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
13일 OCI에 따르면 자회사 OCI파워를 중심으로 진행하던 에너지저장장치사업 OCI 차원에서 추진하기 시작했다.
사업내용도 에너지저장장치를 외부에서 구입해 설치해주던 데서 에너지저장장치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신사업을 추진하는 쪽으로 폭이 넓어지고 있다.
앞서 9월 OCI는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폐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의 실증에 나서기로 했다. 단순히 폐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를 개발하는 것을 넘어 분산형 발전시장의 개척을 위한 포괄적 협력체계도 구축한다.
분산형 발전이란 소규모 발전소들을 엮어 ‘가상 발전소’로서 기능하도록 하는 발전사업의 형태로 에너지저장장치가 핵심 설비다. 에너지저장장치를 앞세워 가상 발전소 운영사업까지 내다보는 셈이다.
이를 위해 OCI가 보유한 태양광발전소 가운데 충남 공주에 위치한 700kW급 소규모 발전소와 미국 텍사스주의 4MW급 대규모 발전소 양쪽을 활용하기로 했다.
OCI는 지난 1월 자회사 OCI파워를 통해 독일의 에너지저장장치 제조회사인 카코뉴에너지의 영업부문을 양수했다. 이를 통해 태양광 발전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를 연결하는 데 필요한 ‘인버터’ 제조기술과 전력변환 시스템 기술(PCS)를 확보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직접 사업에 나선 것이다.
OCI가 이처럼 에너지저장장치사업 육성에 공을 들이는 것은 기존 태양광 발전사업과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은 자연환경에 의존하기 때문에 안정적 발전원은 아니다. 따라서 발전이 가능할 때 최대한 발전소를 가동한 뒤 이를 에너지저장장치에 저장해 전력 수요에 대응하도록 한다. 태양광 발전의 한계를 넘어서도록 해주는 설비가 바로 에너지저장장치인 셈이다.
OCI는 태양광 발전사업을 담당하는 에너지솔루션부문의 실적 부진을 넘어서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사업 육성이 더욱 절실하다. 에너지솔루션부문의 주력제품인 폴리실리콘이 글로벌 공급과잉 탓에 가격이 손익분기점보다 낮은 상태가 1년도 넘게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OCI의 폴리실리콘 생산단가는 군산 공장과 말레이시아 공장을 합쳐 킬로그램당 11달러 안팎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태양광시장 조사기관 피브이인사이트(PVInsights)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9월30일~10월4일) 기준으로 폴리실리콘은 킬로그램당 7.6달러에 거래됐다.
이에 OCI의 폴리실리콘사업을 담당하는 베이직케미칼부문은 2018년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이 기간 누적 적자가 2300억 원에 이른다.
게다가 카본케미칼부분도 분기마다 영업이익 500억 원 안팎을 꾸준히 내다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시작되며 타이어 수요가 줄여 2018년 4분기부터 영업이익이 200억 원 안팎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중국의 태양광 보조금정책이 확정돼 4분기부터 폴리실리콘 가격이 점차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나 폴리실리콘 가격 반등이 OCI의 이익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도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OCI 관계자는 “에너지저장장치는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필수적 설비”라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키워내면 기존 태양광발전사업과 좋은 궁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