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선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해운업계에서 3분기는 통상 성수기로 통한다. 그러나 유럽노선 등에서 여전히 운임하락 우려가 존재하는 등 수익성이 흔들리자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 노선 효율화 통해 수익성 개선 노력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유럽의 대형 해운사들이 초대형 선박의 공급을 대거 늘리면서 유럽노선의 운임하락을 주도하는 데 대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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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세계 1, 2위 해운업체인 머스크나 MSC처럼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을 확대해 운임을 낮추는 식의 치킨게임에 뛰어들 여력이 없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올해도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대부분을 회사채신속인수제도를 통해 갚고 있는 실정이다. 회사채신속인수제도란 기업의 회사채 만기가 집중적으로 도래할 경우 회사채의 80%를 산업은행이 총액 인수해 주는 제도다.
두 기업은 초대형 선박을 투입을 늘려 요금인하 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노선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부터 효율적으로 노선을 운용하기 위해 수익이 낮은 10개 노선에서 철수했다.
한진해운은 하반기부터 미주노선을 확대해 한진해운의 수익성을 개선하려고 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운임이 폭락한 유럽노선보다 비교적 수익성이 좋은 미주노선에 집중하는 등 탄력적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주택시장 회복과 컨테이너시장의 계절적 수요 증가로 3분기 미주노선 운임의 회복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주택시장과 밀접한 가구, 건설기자재, 백색가전 등의 물동량이 미주노선 물동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주택시장이 회복되면 미국노선 물동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대상선도 노선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한진해운보다는 다소 소극적이다. 현대상선은 일단 운임이 크게 하락한 아시아-유럽 노선에 대해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3분기는 할증료를 받을 정도로 컨테이너 시장 성수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적어도 9월까지 노선조정이 없을 것”이라며 “올해 비용을 줄이고 영업력을 강화해 흑자를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선박운임 하락 영향으로 2분기 실적 타격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스팟 운임의 약세로 2분기 경영실적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스팟 운임은 해운시황의 수급상황에 따라 계약이 이루어 질 때의 운임을 말한다.
올해 2분기 컨테이너시장의 대표적 스팟 운임지수인 CCFI(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와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지난 1분기 말에 비해 각각 25%, 37% 떨어졌다.
벌크시장의 대표적 운임지수인 BDI(발틱건화물운임지수)의 경우 1분기와 대비해 33% 상승했지만 여전히 1천 미만에 머물러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0일 한진해운이 올해 2분기 708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729억 원보다 소폭 낮은 수치다.
김태성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은 장기운송계약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스팟운임 하락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미주노선의 비중이 가장 높은데 미주노선 가운데서도 60%가량이 장기운송계약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현대상선의 경우 2분기에 2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상선의 2분기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는 227억 원이었다.
현대상선은 장기운송계약 비중이 높은 한진해운보다 스팟운임 하락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